애너하임 콘도 HOA비 실체 - Anaheim - 1

반려견 두 마리를 키우는 한 가정이 애너하임에서 콘도를 알아보다가 계약 직전 규정집을 다시 펼쳐 본 일이 있었다. 관심 있던 단지가 반려동물을 한 세대당 한 마리, 체중 25파운드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것이다. 매매가와 위치만 보고 결정하기 쉬운 콘도 구매에서 이런 규정과 관리비 구조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를 이 사례를 통해 짚어보려 한다.

애너하임 콘도의 월 HOA 관리비는 100달러 미만부터 1000달러를 넘는 곳까지 폭이 넓다 (Malakai Sparks Group 자료 기준). 예를 들어 스타디움 롭츠 단지의 경우 관리비가 337달러 50센트에서 451달러 사이로 형성되어 있고, 매물에 따라 마스터 어소시에이션 비용이 별도로 붙기도 한다. 애너하임이 속한 오렌지카운티 전체로 보면 콘도 관리비 중위값은 매달 395달러다. 이 숫자가 뜻하는 것은 중위값을 크게 밑도는 매물과 두 배 가까이 웃도는 매물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며, 그 차이는 시설 수준과 리저브펀드 적립 상태에서 갈린다.

HOA 관리비에는 건물 외관과 공용부 유지보수, 마스터 보험, 수영장과 헬스장 등 공용시설 관리, 조경과 쓰레기 수거, 그리고 리저브펀드 적립이 포함된다. 반려동물 제한이나 임대 제한(rental restriction), 개조공사 제한 같은 규정은 CC and Rs라 불리는 규약집에 함께 명시되어 있으므로 관리비 액수뿐 아니라 이런 생활 규정까지 계약 전에 확인해 두어야 한다.

결국 이 가정은 반려동물 두 마리를 모두 키울 수 있는 다른 단지로 방향을 바꿨는데, 그 과정에서 관리비가 조금 더 높은 대신 반려동물 제한이 느슨한 단지가 오히려 리저브펀드 적립 상태도 더 양호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애너하임은 디즈니랜드 리조트 인근의 신축 고층 콘도부터 시내 외곽의 오래된 저층 단지까지 건물 형태가 다양한 지역이다. 신축 고층 단지는 엘리베이터와 로비, 피트니스 시설 유지비가 더해져 관리비가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고, 오래된 저층 단지는 관리비는 낮지만 리저브펀드 적립 속도가 느린 경우가 있어 규정과 재정 상태를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캘리포니아는 리저브펀드 관리에 있어 전국에서도 규정이 촘촘한 주에 속한다. 캘리포니아 민법(Civil Code) 5550조는 HOA가 최소 3년에 한 번 리저브 스터디를 실시하고 매년 이를 검토하도록 정하고 있다 (FindHOALaw 자료 기준). 여기에 더해 캘리포니아는 2015년 버클리 발코니 붕괴 사고 이후 마련된 SB 326법에 따라 3세대 이상 건물의 발코니, 데크, 계단 같은 외부 구조물을 구조 전문가가 점검하도록 의무화했으며, 이 점검 의무는 9년 주기로 반복된다. 이런 점검과 보수 비용이 쌓이면 리저브펀드가 부족한 단지에서는 특별부과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뒤 이 가정은 반려동물 규정과 함께 임대 제한 조항도 함께 살펴봤다. 향후 다른 도시로 이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기 때문에, 매수 후 몇 년 안에 임대로 전환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할 항목이었다. 일부 단지는 전체 세대 대비 임대 가구 비율에 상한을 두고 있어, 이 비율이 이미 상한에 가까운 단지라면 나중에 임대를 놓고 싶어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규정은 관리비 액수만큼이나 실제 거주 계획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부분이라,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꼼꼼히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모기지 대출기관도 HOA의 재정 건전성을 함께 심사하는데, 연체율이나 소송 이력, 리저브 비율이 기준에 못 미치면 non-warrantable condo로 분류돼 대출이 거부될 수 있다. 한인 가정이 선호하는 학군 인근에서 콘도를 찾는다면 GreatSchools나 Niche 등급을 참고하되, 학군 경계는 자주 바뀌므로 구매 전 해당 주소의 배정 학교를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이 글은 투자, 법률 조언이 아니며, 실제 계약 전에는 전문가 상담을 함께 받아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