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너하임, 관광 너머의 성장 동력 - Anaheim - 1

애너하임으로 이주를 고민하는 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 디즈니랜드 하나에만 의존하는 도시 아닌가요 입니다. 실제로 들여다보면 관광업 비중이 큰 것은 맞지만, 그 안에서도 고용 구조가 생각보다 다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함께 짚어드리고 싶습니다.

애너하임 인구는 약 35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오렌지카운티 전체로 보면 인구가 정점을 찍었던 2020년 이후 완만하게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주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젊은 세대와 중산층 가구 일부가 인랜드 엠파이어나 타주로 옮겨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반면 은퇴 자산이 넉넉한 가구나 원격근무가 가능한 전문직 가구의 유입도 함께 관찰되고 있어, 인구 구성 자체는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관광 산업은 여전히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지난해 애너하임을 찾은 방문객은 2,650만 명에 달했고, 직접 소비 지출만 68억 달러 규모로 집계되었습니다. 디즈니랜드 리조트 한 곳에서만 캐스트 멤버가 3만 6천 명에 이르는데, 이는 오렌지카운티 최대 고용주 지위를 계속 지키고 있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애너하임 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한 마이스 산업이 지역 호텔업과 요식업 고용을 함께 떠받치고 있으며, 앤젤 스타디움 인근 개발 논의도 관광 코리도어의 저변을 넓히는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다만 최근 오렌지카운티 실업률은 3.9% 수준으로, 1년 전보다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비농업 일자리도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상태라, 관광업 회복세와 일부 사무직·기술직 조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혼재된 흐름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역 기업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오렌지카운티 비즈니스 기대지수는 지난 4분기 74선까지 회복해 나쁘지 않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득 성장률은 관광 관련 서비스업보다는 헬스케어, 전문직 서비스업 쪽에서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2035년까지 약 5만 개 가까운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관광·야외레저 분야에서도 3만 개에 가까운 일자리 증가가 예상됩니다. 애너하임 컨벤션센터 일대와 플래티넘 트라이앵글 지구의 복합개발 논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관광 중심 경제에서 조금씩 산업 저변을 넓혀가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지역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관광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이 장기적으로 도시 회복탄력성을 높일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습니다.

장기 성장 잠재력을 논할 때 관광업 편중 리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와, 디즈니랜드라는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 있는 한 기본적인 방어력은 갖췄다는 시각이 함께 공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헬스케어와 복합개발이라는 두 번째, 세 번째 성장축이 얼마나 빠르게 자리 잡느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한인 가구 입장에서는 애너하임 힐스나 웨스트 애너하임처럼 학군이 좋은 지역의 임대·매매 수요가 꾸준한 편입니다.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경기 변동에 따른 출렁임은 감안해야 하지만, 오렌지카운티 특유의 안정적인 자산가치 흐름을 고려하면 장기 보유 관점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단기 시세 차익보다는 10년 이상의 장기 보유 전략과 잘 맞는 지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렌지카운티 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애너하임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재방문율도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브랜드 충성도라는 무형 자산 역시 지역 경제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10년이라는 긴 호흡으로 보면 애너하임은 관광업이라는 단단한 기반 위에 헬스케어와 복합개발이라는 새로운 축을 더해가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구 감소라는 변수는 계속 지켜봐야 하지만, 급격한 침체보다는 완만한 안정 성장의 가능성이 조금 더 커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