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칼로리 절반이 초가공식품? 장보기 전 성분표 확인법 - Billings - 1

지난 주말 마트에서 카트를 밀다가 계산대 앞에서 문득 멈췄습니다. 담긴 걸 하나씩 보니 시리얼, 냉동피자, 그래놀라바, 탄산음료, 식빵까지 거의 다 봉지나 상자에 든 것들이었어요.

요즘 뉴스에 자주 나오는 초가공식품, 영어로 ultra-processed food가 바로 이런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한번 찾아봤습니다.

먼저 숫자부터 보시죠. C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가 2025년 8월에 낸 자료에 따르면, 2021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 미국 성인은 하루 칼로리의 53.0%를 초가공식품에서 얻었습니다.

1세에서 18세 사이 아이들은 61.9%로 더 높았어요. 6세에서 11세 구간은 64.8%까지 올라갑니다.

솔직히 저는 이 숫자 보고 좀 놀랐습니다. 먹는 것의 절반 이상이 공장에서 조합된 음식이라는 얘기니까요.

소득별로 보면 성인 중 소득이 가장 높은 그룹은 50.4%로 다른 그룹보다 낮았습니다. 반면 아이들은 소득과 상관없이 비슷했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추세입니다. 성인 비율은 2017~2018년 56.0%에서 53.0%로 내려왔고, 아이들도 65.6%에서 61.9%로 줄었습니다.

그럼 초가공식품이 정확히 뭐냐. 이 CDC 자료는 NOVA라는 분류 체계를 썼는데, 집에서 잘 안 쓰는 첨가물이 들어간 산업적 조합 식품을 이렇게 부릅니다. 색소나 유화제 같은 게 대표적이죠.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공식 정의는 아직 없어요.

FDA와 USDA가 2025년 7월에 의견 수렴을 시작했고, 2026년 8월에는 정의안을 백악관 예산관리국에 넘겨 최종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2026년 1월에 나온 새 식생활 지침도 가공을 많이 거친 음식을 줄이고 자연 식품을 더 먹으라고 권하지만, 초가공식품을 따로 콕 집어 규정하진 않았습니다.

그럼 건강에는 얼마나 나쁜 걸까요? 2024년 2월 BMJ에 실린 종합 분석은 기존 메타분석 45개를 묶어서 봤는데, 초가공식품 섭취와 32개 건강 지표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근거가 가장 탄탄하다고 본 항목은 심혈관 질환 사망, 제2형 당뇨, 불안 등이었습니다.

다만 이건 관찰 연구들을 모은 거라서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연구진도 근거 수준이 항목마다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겁먹기보다는 방향을 잡는 자료로 보시면 됩니다.

그럼 장 볼 때 뭘 보면 되느냐. 제가 실제로 쓰는 기준 몇 가지를 정리해 볼게요.

첫째는 성분표입니다. 미국 식품 라벨은 성분을 무게가 많은 순서대로 적게 돼 있어요. 맨 앞 두세 개가 설탕, 시럽, 정제 밀가루라면 일단 내려놓습니다.

둘째는 성분 이름을 읽어 보는 겁니다. 내 부엌에 없는 단어가 줄줄이 나오면 초가공일 가능성이 높아요. 유화제, 인공 향료, 색소 번호 같은 것들이죠.

셋째는 영양성분표의 첨가당입니다. FDA 기준으로 첨가당 하루 기준치는 2000칼로리 식단에서 50g이에요. 음료 하나에 그 절반이 들어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넷째는 마트 동선입니다. 채소, 고기, 달걀, 우유는 대개 가장자리에 있고, 가운데 통로로 갈수록 상자와 봉지가 많아지죠. 가장자리부터 카트를 채우는 습관만 들여도 꽤 달라집니다.

CDC 자료에서 성인 칼로리를 가장 많이 차지한 초가공식품은 버거를 포함한 샌드위치류로 8.6%였습니다. 단 빵과 과자류가 5.2%, 가당 음료가 4.4%로 뒤를 이었고요.

그러니까 다 바꾸려고 애쓸 필요 없습니다. 이 세 가지만 줄여도 효과가 큽니다. 탄산음료를 탄산수로, 시판 머핀을 과일로 바꾸는 식이죠.

한인 가정이라면 장점도 있어요. 밥, 나물, 국, 구이처럼 원재료로 직접 만드는 음식이 원래 식탁의 중심이잖아요.

대신 라면, 햄, 어묵, 시판 소스는 우리 식탁에도 꽤 들어와 있습니다. 이건 아예 끊기보다 횟수를 정해 두는 게 현실적이에요.

그리고 냉동 채소나 통조림 콩처럼 가공은 됐지만 성분이 단순한 제품은 굳이 피할 이유가 없습니다. 바쁜 평일엔 오히려 효자 노릇을 하죠.

개인적으로 저는 정부가 정의를 내려주길 기다릴 생각이 없습니다. 규정이 나오든 안 나오든 내 장바구니는 내가 책임지는 거니까요.

라벨 읽는 데 하루 몇 분이면 충분합니다. 시장엔 선택지가 넘치고, 고르는 건 결국 소비자 몫이에요.

혹시 당뇨나 고혈압처럼 관리 중인 질환이 있거나 식단을 크게 바꿀 계획이라면, 먼저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세요. 복용 중인 약과 맞물리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이번 주 장보기에서 딱 하나만 해 보세요. 카트에 넣기 전에 성분표 맨 앞 세 줄만 읽어 보는 겁니다. 생각보다 많은 게 보이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