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임브리지, 바이오허브의 다음 10년 - Cambridge - 1

20년 가까이 이 업계를 지켜보면서 케임브리지만큼 호황과 조정을 극단적으로 오간 시장은 흔치 않았다.

케임브리지를 포함한 보스턴 메트로 지역의 생명과학 연구공간 공실률은 2025년 4분기 기준 2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서비스기업 CBRE 집계에 따르면 가용 랩·생명과학 공간은 약 1,700만 제곱피트에 달하고, 전대 물량까지 포함하면 전체 가용률은 29.7%까지 올라간다. 팬데믹 시기 급격히 늘어난 랩 공급이 이제 수요 둔화와 맞물리며 조정을 겪고 있는 셈이다.

다만 시장 안에서도 온도차는 뚜렷하다. 다케다제약은 2026년 초 약 45만 제곱피트에 달하는 공간을 전대 매물로 내놓은 동시에, 585 Third St.의 원 케임브리지에서 약 60만 제곱피트를 새로 임차해 연구개발 기능을 한곳으로 통합하는 결정을 내렸다. 신약개발 스타트업 라일라는 2025년 케임브리지에서 23만 5,500제곱피트 규모의 랩을 임차하며 그해 최대 규모 계약 중 하나를 성사시켰다. 켄달스퀘어의 AI·바이오 융합 클러스터, 랩센트럴의 AI 바이오허브 등을 중심으로 신규 벤처 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고용 측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성이 높은 생명과학 인력들이 다음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침체 우려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고, 켄달스퀘어가 예전 대비 훨씬 적은 인력으로 운영될 경우 인근 식당·소매업·주거 시장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케임브리지가 가진 근본적 자산, 즉 MIT와 하버드라는 세계적 연구기관, 수십 년간 누적된 벤처캐피털 네트워크, 초기 단계 바이오텍 창업 생태계는 단기간에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기 어려운 구조적 우위다. 실제로 대형 제약사들이 오히려 이 시기를 활용해 케임브리지 내 입지를 재편·강화하는 움직임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한인 가구 입장에서 케임브리지는 여전히 미국 내 최상위권 생명과학·연구 인력이 몰리는 지역이지만, 지금은 랩 공실률 상승과 고용 조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과도기라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상업용 부동산이나 관련 임대 투자를 고려한다면 단기 회복을 기대하기보다 중장기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을 지켜보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주거용 부동산은 대학·연구기관이라는 안정적 수요 기반 덕분에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케임브리지는 단기적으로는 랩 공실률 상승이라는 조정기를 지나고 있지만, MIT·하버드를 중심으로 한 연구 생태계와 축적된 자본력을 감안하면 10년이라는 긴 호흡에서는 다시 성장 궤도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