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음식 문화, 파인다이닝이 화려한 만큼 까다롭습니다 - Washington - 1

워싱턴 DC 음식 문화는 양면이 있다. 외교관과 정치인이 몰리는 도시답게 파인다이닝 수준이 높고, 다양한 국적의 이민자 커뮤니티 덕분에 에스닉 음식 스펙트럼도 넓다. 반면 가격이 전국 평균보다 높고 예약이 어려운 인기 레스토랑은 특별한 휴일이나 주말테이블은 수개월 전에 자리가 찬다.

어디서 먹을지 정하기 전에 이 도시의 식문화 구조를 알아두는 게 낫다.

DC 외식 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이름이 호세 안드레스(José Andrés)다. 스페인 출신의 스타 셰프로 DC에 수십 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자야(Jaleo), 미니바(Minibar), 차이나 칠칸텡고(China Chilcano) 등이 대표 레스토랑이다. 미니바는 미슐랭 별 2개를 받은 코스 요리 레스토랑으로 예약 난이도가 높고 가격도 상당하다. DC에서 특별한 날 디너를 잡을 때 호세 안드레스 그룹 레스토랑은 수준 보증은 되지만 그만큼 비용도 따라온다.

DC 미슐랭 가이드는 매년 발행되며, 별점 레스토랑들이 꾸준히 바뀐다. 이너 루프(Inner Loop) 지역, 특히 14번가 코리도(14th Street Corridor), 쇼(Shaw), 아담스 모건(Adams Morgan) 등에 신흥 레스토랑들이 집중되어 있다. 비건, 내추럴 와인, 파파, 하이퍼로컬 재료 등 트렌디한 콘셉트가 빠르게 들어오고 빠르게 사라진다. 오픈테이블(OpenTable)이나 레시(Resy) 앱으로 예약 시스템이 운영되는 곳이 많다.

DC에서 가장 유명한 서민 음식 명소는 벤스 칠리 볼(Ben's Chili Bowl)이다. U 스트리트 코리도에 1958년 개업한 곳으로, 반세기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표 메뉴는 칠리 도그(Chili Dog)로, 오바마 대통령도 즐겨 찾았다고 알려져 있다. 비교적 저렴하고 줄이 길지만 DC 음식 문화의 아이콘으로 인정받는다. DC에 온 손님들에게 파인다이닝보다 이곳을 먼저 데려가는 DC 주민들도 많다.

올드 에빗 그릴(Old Ebbitt Grill)은 1856년 개업한 DC 최고령 레스토랑 중 하나다. 백악관에서 두 블록 거리에 있어 연방 정부 관계자, 로비스트, 언론인이 자주 오는 곳이다. 오이스터 바로 유명하며 해산물 퀄리티가 높다. 정치적 인맥이나 국회 관련 업계에 있다면 이 공간의 분위기를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하다.

한인 레스토랑은 DC 시내보다 북부 버지니아 안난데일(Annandale)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안난데일은 미국 내 한인 식당 밀집도가 손꼽히는 지역으로, 고깃집, 순대국밥, 해장국, 분식집이 모여 있다. DC 시내에서 차로 30분 거리라 주말에 일부러 가는 경우가 많다. DC 시내에도 한식 레스토랑이 몇 군데 있지만 가격이 안난데일보다 높고 선택지가 적다. DC 생활에서 한국 음식 그리움을 해결하는 루트는 결국 안난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