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도 이젠 시원해졌고 몸이 약간 둔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때 가끔 치킨이 당기는 날이 있잖아요. 특히 푹 쉴 수 있는 날에는 시원한 맥주 한 잔에 바삭한 치킨이 생각나더라고요.
지난 주말에 냉장고를 열어보니 며칠 전에 사놓은 생닭이 좀 있고 대파도 넉넉하게 남아 있더라고요.
그래서 오랜만에 파닭을 만들어 봤습니다.
샌디에이고에 살다 보면 한국식 치킨이 먹고 싶을 때가 종종 있는데, 요즘 치킨 가격도 만만치 않잖아요.
배달비에 팁까지 생각하면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파닭은 일반 후라이드치킨과 달리 아삭한 대파와 새콤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져서 느끼하지 않게 먹을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에요.
특히 대파를 듬뿍 올리면 치킨을 먹으면서도 왠지 야채를 많이 먹는 기분이 들어요.
물론 튀김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요.

재료도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닭고기 500g 정도에 대파 두 대, 튀김가루, 식용유만 있으면 기본 준비는 끝이에요.
닭고기는 가슴살이나 안심, 다리살 모두 괜찮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닭다리살을 추천해요. 튀겨도 속살이 촉촉하고 부드러워서 맛있거든요.
먼저 닭고기를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세요.
여기에 소금과 후추, 다진 마늘 한 작은술, 맛술 한 큰술을 넣고 골고루 버무려 약 20분 정도 재워둡니다.
닭고기에 밑간이 되어 있어야 나중에 소스를 많이 찍지 않아도 맛있어요. 그동안 대파를 준비하면 됩니다.
대파는 길게 잘라 최대한 가늘게 채 썰어주세요. 칼질이 번거롭다면 마트에서 파채칼을 하나 구입해 두는 것도 좋아요.

썰어놓은 대파는 찬물에 10분 정도 담가둡니다.
이렇게 하면 대파 특유의 매운맛이 조금 줄어들고 훨씬 아삭해져요. 물에서 건진 다음에는 물기를 충분히 빼주세요.
이제 파닭의 맛을 결정하는 소스를 만들어 볼까요?
간장 두 큰술, 식초 두 큰술, 설탕 한 큰술, 올리고당 한 큰술, 연겨자 반 작은술을 넣고 잘 섞어주세요.
새콤한 맛을 좋아하면 식초를 조금 더 넣어도 되고, 달콤한 맛이 좋으면 설탕을 약간 추가해도 됩니다.
연겨자는 처음부터 많이 넣지 마세요. 조금만 들어가도 코끝이 찡해질 수 있거든요.
완성된 소스는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보관합니다.
이제 닭고기를 튀길 차례예요. 튀김가루와 찬물을 같은 비율로 섞어 반죽을 만들어 주세요.
너무 오래 젓지 말고 가루가 적당히 섞일 정도면 충분해요.
밑간한 닭고기를 반죽에 넣고 골고루 묻힌 다음 170~175도 정도로 예열한 기름에 넣어 튀겨줍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넣으면 기름 온도가 떨어져 튀김이 눅눅해질 수 있으니 조금씩 나눠 튀기는 게 좋아요.
이제 넓은 접시에 바삭하게 튀긴 닭고기를 담고 그 위에 준비한 파채를 수북하게 올립니다.
차갑게 만들어 둔 소스는 먹기 직전에 뿌리거나 따로 곁들여 주세요.
저는 소스를 따로 찍어 먹는 걸 좋아해요. 그래야 마지막 한 조각까지 바삭하게 먹을 수 있거든요.
바삭한 닭고기에 아삭한 대파를 듬뿍 집어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니 정말 맛있더라고요.
대파의 알싸한 향이 치킨의 기름진 맛을 잡아주니까 자꾸 손이 갑니다.
여기에 냉장고에서 꺼낸 시원한 맥주 한 잔이면 주말 저녁 메뉴로 더 바랄 게 없죠.
남은 파채는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고, 남은 치킨은 에어프라이어에 다시 데워 먹으면 맛있어요.
이번 주말에는 비싼 배달 치킨 대신 집에서 파닭 한번 만들어 보세요.
대파만 넉넉하게 준비하면 평범한 후라이드치킨도 근사한 한국식 파닭으로 변신합니다.


Texas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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