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스 뷸러의 휴일(1986), 시카고가 주인공인 청춘 영화 - Chicago - 1

1986년에 개봉한 영화 페리스 뷸러의 휴일은 지금 보면 단순한 학원 코미디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미국에서 이 영화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개봉 후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1980년대를 대표하는 청춘 영화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영화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을까요?

우선 당시 미국 10대들의 마음을 정확히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 미국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기였지만 학생들의 경쟁과 압박도 점점 커지던 시기였습니다. 학교에 가고, 성적을 관리하고,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생활 속에서 많은 학생들은 자유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 페리스 뷸러는 정반대의 인물입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학교 안 갈래"라고 결정합니다.

그리고 친구 카메론과 여자친구 슬로안을 데리고 시카고 시내를 마음껏 누빕니다.

비싼 스포츠카를 타고, 유명 레스토랑에 가고, 미술관을 구경하고, 퍼레이드에 뛰어들어 노래까지 부릅니다.

당시 관객들은 페리스를 보며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대신 경험하는 대리만족을 느꼈습니다.

특히 영화가 가진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큰 매력이었습니다.

당시 청춘 영화들 중에는 우울하거나 반항적인 작품도 많았지만, 페리스 뷸러의 휴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볍고 유쾌합니다.

페리스 뷸러의 휴일(1986), 시카고가 주인공인 청춘 영화 - Chicago - 2

또 하나의 성공 요인은 배우 매튜 브로더릭의 매력이었습니다.

그는 잘생긴 스타라기보다는 친근한 옆집 형 같은 이미지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카메라를 향해 직접 말을 걸며 관객과 대화하는 방식도 당시에는 매우 신선했습니다.

시카고라는 도시 역시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습니다.

많은 영화가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하던 시절, 이 영화는 시카고의 매력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미술관, 리글리 필드, 다운타운 거리, 퍼레이드까지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놀이터처럼 그려졌습니다.

시카고 시민들은 자신들의 도시가 멋지게 묘사된 것에 자부심을 느꼈고, 다른 지역 관객들에게는 시카고가 여행 가고 싶은 도시로 보였습니다.

사실 영화의 핵심은 학교를 빼먹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인생을 너무 바쁘게만 살지 말라"는 메시지였습니다. 페리스가 남긴 유명한 대사인 "인생은 정말 빨리 지나간다. 가끔 멈춰 서서 둘러보지 않으면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는 말은 당시 젊은 세대뿐 아니라 부모 세대에게도 깊은 공감을 주었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영화가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휴대폰도 없고 SNS도 없던 시절 이야기지만, 하루쯤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숨을 쉬고 싶다는 마음은 지금 사람들도 똑같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너무 빨리 흘러간다.가끔씩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지 않으면 인생을 놓쳐 버릴 수도 있다."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는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