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높지않아도 이동네는 재산세가 문제 - El Paso - 1

텍사스 집값도 이젠 싸지만은 않습니다.

오스틴 집값 한번 보고, 댈러스 괜찮은 동네 매물 한번 보고 나면 "텍사스도 이제 싼 동네가 아니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오죠.

그런데 엘패소 매물을 처음 보시는 분들은 조금 의외라는 반응을 합니다.

"어? 텍사스에 아직 이 가격이 남아 있었네?"

2026년 상반기 기준 엘패소 중위 주택가격은 대략 21만5천 달러 선입니다.

댈러스나 오스틴 집값을 보다가 내려오면 확실히 부담이 덜해 보입니다.

한국 사람 입장에서는 20만 달러 초반에 단독주택을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솔깃합니다.

그렇다고 집값만 보고 덜컥 결정하면 안 됩니다. 미국에서 집은 가격보다 매달 얼마가 나가느냐가 더 중요하니까요.

21만5천 달러짜리 집을 20% 다운한다고 해보겠습니다. 4만3천 달러를 넣으면 모기지는 17만2천 달러입니다.

30년 고정금리를 6.75% 정도로 잡으면 원금과 이자로 한 달에 약 1,116달러가 나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상당히 괜찮습니다. 문제는 텍사스 재산세입니다.

엘패소 지역의 실효 재산세율을 약 2.4% 정도로 계산하면 21만5천 달러짜리 집도 재산세가 한 달에 약 430달러입니다. 여기에 주택보험을 연 1,900달러, 월 158달러 정도로 잡으면 실제 주택비용은 월 1,704달러 정도가 됩니다.

그러니까 "21만 달러짜리 집이니까 한 달에 천 불 조금 넘겠지"라고 생각하면 계산이 틀어집니다. 텍사스에서는 항상 모기지에 재산세와 보험을 같이 붙여서 봐야 합니다.

월 주택비용을 소득의 28% 정도로 보는 기준을 적용하면 필요한 월소득은 약 6,085달러, 연소득으로는 약 7만3천 달러가 됩니다. 엘패소 중위가구소득을 약 5만5천 달러 안팎으로 보면 여전히 집값이 마냥 싸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다른 텍사스 대도시와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산안토니오만 해도 중위 주택가격이 약 28만 달러 수준이고, 댈러스나 오스틴으로 올라가면 집값 부담은 훨씬 커집니다.

그런 곳과 비교하면 엘패소는 평범한 맞벌이 가정이 내 집 마련을 한번 현실적으로 계산해볼 수 있는 도시입니다.

특히 한인 가정에서 부부가 맞벌이를 해서 합산소득이 7만5천~8만 달러 정도 된다면 선택할 수 있는 매물이 제법 생깁니다. 자영업이나 스몰비즈니스를 하면서 처음 집을 장만하려는 분들에게도 40만~50만 달러짜리 집부터 쳐다봐야 하는 도시보다는 확실히 부담이 적습니다.

다만 엘패소도 무조건 싸다고 접근하면 안 됩니다. 국경도시이고 지역에 따라 주택 상태와 학군, 생활환경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느 동네를 선택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한국 분들이 엘패소 집을 처음 보면서 가장 놓치기 쉬운 것이 역시 재산세입니다.

매물 사이트에서 21만5천 달러라는 숫자만 보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런데 막상 모기지 계산기에 재산세와 보험까지 집어넣으면 월 납입금이 1,700달러를 넘어갑니다.

그래도 요즘 텍사스 대도시 집값을 생각하면 엘패소 정도면 아직 희망이 있는 편입니다.

집값이 싸다는 말보다는, 평범하게 일해서 버는 소득으로 아직 내 집 마련을 계산해볼 수 있는 도시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