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패소 부촌은 커널플레이스 - El Paso - 1

국경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한 엘패소에도 부촌이라 부를 만한 동네가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을 종종 만난다. 결과적으로 존재하며, 다만 다른 텍사스 대도시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을 먼저 짚고 싶다.

가장 먼저 꼽히는 곳은 커널 플레이스(Kern Place)다. 텍사스대 엘패소(UTEP) 인근 언덕 지대에 자리한 오래된 주택가로, 1920~1930년대 지어진 스페인 양식 저택들이 지금도 많이 남아 있다. 중위 주택가격은 35만~45만 달러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엘패소 시 전체 중위가격이 22만~25만 달러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격차다.

두 번째는 코로나도(Coronado) 지역이다. 골프 클럽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 동네는 넓은 대지와 산 전망을 갖춘 주택이 많고, 40만~60만 달러대 매물이 주를 이룬다. 오랜 기간 엘패소 내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가구가 선호해온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세 번째로는 웨스트사이드 어퍼밸리(Upper Valley) 일대를 꼽을 수 있다. 미션 힐스(Mission Hills)를 포함한 이 지역은 상대적으로 신축 대형주택이 많고, 50만~80만 달러대 매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산과 목장 지형이 어우러진 경관이 이 지역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들 지역이 부촌으로 자리잡은 배경에는 지형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프랭클린 산맥 자락에 위치해 있어 조망이 뛰어나고, 홍수 위험이 적은 고지대라는 점이 오래전부터 상류층 주거지로 선택된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UTEP과 가까운 커널 플레이스의 경우 도보 생활권이라는 장점도 더해진다.

일반 지역과의 격차를 살펴보면, 엘패소는 다른 텍사스 대도시에 비해 전체적인 집값 수준 자체가 낮은 편이라 부촌과 일반 지역 간 절대 격차는 댈러스나 오스틴만큼 크지 않다. 다만 상대적 배율로 보면 두 배 안팎의 차이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엘패소는 한인 인구 비중이 다른 텍사스 대도시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지만, 국경 무역이나 군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한인 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도나 어퍼밸리 쪽 실거주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가격대에서 넓은 대지와 좋은 조망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엘패소에서 집을 알아보고 계신 분이라면, 산 전망과 대지 면적, 그리고 학군을 함께 살펴보시길 권한다. 다른 텍사스 대도시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라, 예산 안에서도 좋은 선택지를 찾을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시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