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부 수익자 지정 실수, 유언장보다 먼저 고칠 서류 - Tenafly - 1

얼마 전 아는 언니가 커피를 마시다가 한숨을 푹 쉬었어요.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정리를 하다 보니, 은행 계좌 하나가 엉뚱한 사람 앞으로 넘어가게 생겼다는 거예요.

유언장에는 분명히 어머니에게 남긴다고 적혀 있었대요. 그런데 그 계좌의 수익자 칸에는 오래전 이름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거죠.

그 얘기를 듣고 집에 와서 한참 찾아봤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은퇴 부부가 제일 쉽게 놓치는 게 바로 이 수익자 지정(beneficiary designation)이더라고요.

401(k), IRA, 생명보험, 그리고 POD나 TOD가 붙은 계좌는 유언장을 따라가지 않아요. 회사에 제출한 수익자 서류에 적힌 사람에게 바로 갑니다.

그러니까 유언장을 아무리 꼼꼼하게 고쳐도, 수익자 서류를 그대로 두면 소용이 없는 셈이에요. 저는 이 대목에서 솔직히 좀 놀랐어요.

제일 무서운 사례는 이혼한 전 배우자 이름이 남아 있는 경우예요. 미국 연방대법원은 2001년 Egelhoff v. Egelhoff 판결에서 이 문제를 다뤘어요.

회사 퇴직연금처럼 연방법 ERISA의 적용을 받는 플랜에는, 이혼하면 수익자 지정이 자동으로 취소된다는 주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봤어요. 결국 서류에 남은 전 배우자가 돈을 받게 된 거죠.

뉴저지에도 이혼하면 전 배우자 지정을 취소된 것으로 보는 법(N.J.S.A. 3B:3-14)이 있긴 해요. 개인 생명보험 같은 데는 이 조항이 적용될 수 있고요.

하지만 회사 401(k)처럼 ERISA 플랜이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주 법을 믿고 손 놓고 있으면 안 된다는 뜻이에요.

참고로 연방대법원은 2018년 Sveen v. Melin 판결에서, 이런 주 법을 법 제정 전에 한 지정에 소급 적용해도 괜찮다고 판단했어요. 그래도 플랜 종류마다 결과가 갈리니 결국 서류를 직접 고치는 게 제일 확실해요.

재혼한 부부라면 또 하나 알아둘 게 있어요. ERISA가 적용되는 401(k)는 기본적으로 현재 배우자가 사망 혜택을 받도록 돼 있어요.

배우자 아닌 사람을 수익자로 하려면 배우자가 서면으로 동의해야 하고, 공증인이나 플랜 담당자 앞에서 서명해야 해요. 자녀에게 주고 싶다고 혼자 서류만 바꿔서는 안 되는 거죠.

반대로 IRA에는 이런 연방 차원의 배우자 동의 규정이 없어요. 같은 은퇴 자금인데 계좌마다 규칙이 다르니 헷갈릴 수밖에 없어요.

두 번째 흔한 실수는 수익자 칸을 아예 비워두거나 "내 유산(estate)"으로 적는 거예요. 이러면 그 돈이 유언 검인 절차, 즉 프로베이트로 들어가요.

시간도 걸리고 비용도 들고, 무엇보다 기록이 공개돼요. 간단히 넘겨줄 수 있던 돈이 괜히 법원을 거치게 되는 거예요.

세금 면에서도 손해일 수 있어요. IRA 주인이 최소인출 시작일 전에 사망했는데 수익자가 유산이면, 보통 5년 안에 계좌를 다 비워야 하는 규칙이 적용돼요.

세 번째는 예비 수익자(contingent beneficiary)를 안 정해두는 실수예요. 부부가 서로만 적어두면, 둘이 비슷한 시기에 떠났을 때 결국 받을 사람이 없어져요.

그럼 또 유산으로 넘어가서 앞에서 말한 문제가 그대로 생겨요. 1순위와 2순위를 같이 적어두는 게 기본이에요.

자녀에게 물려줄 때는 SECURE Act 규정도 알아두면 좋아요. 2020년부터 배우자가 아닌 대부분의 수익자는 상속받은 IRA를 10년 안에 다 인출해야 해요.

배우자는 예외라서 선택지가 더 넓어요. 고인의 미성년 자녀도 예외지만 만 21세가 되면 그때부터 10년 규칙이 적용되고, 손주는 이 예외에 들지 않아요.

그러니까 누구 이름을 몇 순위에 쓰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이 꽤 달라질 수 있어요. 이건 숫자 계산이 필요한 부분이라 혼자 정하기엔 좀 버거워요.

네 번째는 미성년 손주를 직접 수익자로 적는 경우예요. 아이가 직접 돈을 관리할 수 없으니 법원이 후견인을 정하는 절차가 생길 수 있어요.

이럴 땐 신탁이나 UTMA 계좌 같은 방법을 검토해보는 분들이 많아요. 어떤 방식이 맞는지는 집집마다 달라요.

점검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해요. 각 금융기관 웹사이트나 전화로 현재 수익자가 누구로 돼 있는지 확인하고, 확인서를 받아두면 돼요.

결혼, 이혼, 재혼, 출산, 사망 같은 큰일이 있을 때마다 다시 보는 게 좋아요. 아무 일 없어도 몇 년에 한 번은 들여다보시고요.

회사를 옮기면서 남겨둔 옛날 401(k)도 꼭 챙기세요. 의외로 그런 계좌에 오래된 이름이 제일 많이 남아 있대요.

다만 상속과 세금은 재산 규모나 가족 관계, 계좌 종류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져요.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니 꼭 상속 전문 변호사나 세무 전문가와 확인하세요.

그 언니네는 다행히 가족끼리 잘 이야기가 돼서 크게 다투진 않았대요. 그래도 아버지가 서류 한 장만 고쳐두셨으면 어머니가 그렇게 마음고생은 안 하셨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저라면 이번 주말에 부모님이랑 차 한잔하면서 계좌 목록부터 같이 적어볼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제대로 닿게 하는 일, 생각보다 작은 서류 한 장에서 시작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