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보이시에서 다운타운 콘도를 알아보던 한 고객이 매매 계약 직전에 전화를 걸어왔다. 마음에 든 유닛의 매물 설명에 최근 지붕 공사로 세대당 8000달러의 특별부과금이 부과됐다는 문구가 작게 적혀 있었던 것이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콘도를 살 때 매매가와 매달 나가는 관리비만 볼 게 아니라 그 건물의 재무 상태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숫자로 짚어보면, 보이시 지역 콘도나 타운홈의 HOA비는 대략 월 250달러에서 500달러 사이에서 형성된다. 전국 콘도 평균이 월 300달러에서 700달러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보이시는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같은 시 안에서도 다운타운의 신축 고층 건물인지, 교외의 소규모 타운홈 단지인지에 따라 사정이 크게 다르다. 엘리베이터와 로비, 지하 주차장을 갖춘 건물은 그만큼 유지비가 많이 들어 관리비도 높게 책정되는 편이다.
HOA 관리비에는 건물 외관 보수, 마스터 보험, 조경과 쓰레기 수거, 공용시설 운영비, 그리고 리저브펀드 적립이 포함된다. 이 리저브펀드가 앞서 언급한 특별부과금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리저브펀드가 충분히 쌓여 있지 않은 건물은 지붕이나 배관, 엘리베이터처럼 큰 지출이 필요한 시점에 입주자에게 목돈을 한 번에 청구하게 된다. 아이다호 주는 리저브 스터디나 리저브펀드 적립을 의무화하는 별도 법이 없다. 즉 건물 이사회가 얼마나 계획적으로 리저브펀드를 운영해왔는지가 전적으로 개별 건물 사정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계약 전 확인할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최근 3~5년간 특별부과금 부과 이력
- 리저브펀드 잔고와 전체 예산 대비 비율
- 관리비에 포함된 항목과 별도 청구되는 유틸리티
이 세 가지는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HOA 재무제표와 이사회 회의록 사본을 요청하면 대부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모기지 대출기관도 같은 항목을 심사한다. 연체율이 높거나 리저브펀드 비율이 낮은 건물, 소송이 진행 중인 건물은 non-warrantable condo로 분류돼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 렌트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대출 여부부터 막힐 수 있으니 이 부분을 먼저 짚어보는 것이 순서다.
보이시는 최근 몇 년 사이 인구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며 콘도 신축도 늘어난 지역이다. 신축 건물은 초기에는 관리비가 낮게 보일 수 있지만 리저브펀드가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은 경우도 많아 오히려 몇 년 뒤 관리비 인상이나 특별부과금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볼 만하다. 반대로 다운타운의 오래된 건물은 관리비 자체는 높지만 리저브펀드가 오랫동안 쌓여왔다면 오히려 예측 가능한 지출 구조를 가진 경우도 있다.
타주에서 보이시로 이주하는 분이라면 이전 살던 지역과 세금 구조부터 다르다는 점을 짚어두고 싶다. 아이다호는 다른 서부 지역에 비해 재산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지만, 콘도의 경우 재산세 외에 매달 나가는 관리비까지 함께 계산해야 실제 주거 비용을 가늠할 수 있다. 학군을 고려하는 가족이라면 보이시 내에서도 동네별로 배정 학교 평가가 갈리므로 GreatSchools나 Niche 등급을 참고하되, 학군 경계가 자주 바뀌는 만큼 관심 있는 주소의 배정 학교는 구매 전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한국에서 막 이주해 첫 정착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콘도의 HOA 규약이 한국의 아파트 관리규약보다 세부적으로 임대와 개조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매물을 볼 때는 관리비 고지서 한 장만 보지 말고, 최근 몇 년간 관리비가 얼마나 올랐는지 추이도 함께 요청해 보기 바란다. 관리비가 매년 큰 폭으로 오르는 건물이라면 리저브펀드를 뒤늦게라도 채우려는 조치일 수 있고, 반대로 오랫동안 인상이 없었던 건물이라면 오히려 리저브펀드가 부족한 상태로 방치돼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어느 쪽이든 숫자만으로는 알 수 없으니 이사회 회의록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안전하다.
이 글은 투자·법률 조언이 아니며, 실제 계약 전에는 전문가 상담을 권한다.


출근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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