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빙 경제, 10년 뒤도 튼튼할까 - Irving - 1

포춘 1000대 기업 본사가 13곳이나 모여 있는 도시라고 하면 대부분 뉴욕이나 시카고를 떠올리겠지만, 정답은 인구 25만 명 남짓의 어빙이다. 본사들의 본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기업 유치에 특화된 이 작은 도시의 경제 구조를 데이터로 살펴봤다.

어빙은 13개의 포춘 1000대 기업 글로벌 본사를 유치하고 있고, 포춘 500대 기업 가운데 54곳이 이 지역에 사무 공간을 두고 있다. 8천 500개가 넘는 기업, 넓게 보면 라스콜리나스 지역까지 포함해 약 1만 개의 사업체가 어빙을 거점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웰스파고다. 2025년 10월, 어빙에 85만 제곱피트 규모의 트윈 타워 시설을 새로 열었고, 이곳이 4천 500명 규모 직원들의 새로운 운영 거점이 됐다. 댈러스-포트워스 지역 전체의 금융서비스 고용은 2016년부터 2023년 사이 22% 늘었는데, 어빙은 이 흐름의 중심 도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만 최근 1년 사이 고용 증가 속도는 다소 완만해졌다. 2025년 어빙의 고용 증가율은 0.5%를 밑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대형 본사들이 이미 상당 부분 인력을 채워놓은 성숙기 도시의 특성으로 볼 수 있다. 신규 확장보다는 기존 인력 재배치나 효율화가 두드러지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인프라 면에서는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과의 인접성이 여전히 가장 큰 자산이다. 이 공항은 북텍사스 경제에 연간 783억 달러 규모의 파급 효과를 내고 68만 4천 개의 일자리를 지탱하는데, 어빙은 공항과 가까운 입지 덕분에 기업 유치 경쟁에서 꾸준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30분 통근 거리 안에 330만 명의 고학력 노동인구가 존재한다는 점도 기업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조건이다.

인구 이동 측면에서는 2016년 이후 댈러스-포트워스 인구 증가분의 60% 이상이 다른 지역에서 새로 이주해 온 인구였다는 분석이 있다. 어빙 역시 이 흐름의 수혜를 받아온 도시로, 다만 앞으로도 같은 속도의 기업 유치가 이어질지는 금리 환경과 기업 실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한인 가구 입장에서 어빙은 대기업 본사 근무자 수요가 꾸준한 임대 시장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직주근접을 중시하는 전문직 임차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편이라, 임대 수익률을 우선시하는 투자자에게는 여전히 관심을 가져볼 만한 지역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