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조금만 줄어도 하와이 경제가 이렇게 흔들린다고? - Honolulu - 1

하와이에서 살다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와이키키에 나가면 사람은 바글바글하고 호텔이며 식당이며 어디를 가도 관광객 천지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확 줄어들면 어떻게 될까 싶은 거예요.

처음에는 "뭐, 길도 덜 막히고 식당 기다리는 시간도 줄어서 좋겠네" 싶죠. 그런데 경제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요.

하와이는 관광산업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지역이에요.

관광과 관련된 경제활동이 하와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관광객이 줄면 호텔 몇 군데가 한산해지는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

호텔 방이 비면 호텔 직원 근무시간부터 줄어들고, 렌터카 회사도 차가 남아요.

식당 손님이 줄면 서버와 주방 직원 스케줄을 줄이고, 기념품 가게와 쇼핑센터 매출도 떨어져요.

택시, 우버, 관광버스, 여행사, 청소업체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죠.

그러니까 이게 꼭 도미노 같아요. 하나 넘어지기 시작하면 "어머, 여기까지 영향이 오네?" 하는 일이 생기는 거예요.

2025년 하와이를 찾은 방문객은 약 964만 명이었어요.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관광객들이 쓴 돈은 약 217억 달러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그러니 당장 "하와이 관광산업 큰일 났다"고 호들갑을 떨 상황은 아니에요. 사람은 조금 줄었어도 씀씀이는 커졌으니까요.

관광객 조금만 줄어도 하와이 경제가 이렇게 흔들린다고? - Honolulu - 2.

그런데 무서운 건 과거 경험이에요.2008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당시 하와이는 관광객 감소를 제대로 맞았습니다.

관광객이 안 오니까 관광업계만 어려워진 게 아니라 지역 전체 고용과 소비가 함께 위축됐어요.

하와이처럼 섬 경제는 다른 주보다 충격을 피하기도 어렵습니다. 자동차 타고 옆 주에 가서 새로운 시장을 찾을 수도 없잖아요.

코로나 때는 더 확실하게 보여줬죠. 비행기가 끊기고 관광객이 사라지니까 평소 북적거리던 와이키키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해졌어요.

관광객이 귀찮다고 투덜거리던 사람들도 그제야 알게 된 거죠.

"아이고, 이 사람들이 안 오면 우리도 큰일 나는구나."

제가 보기에는 하와이 경제의 가장 큰 숙제가 바로 이거예요. 관광산업을 버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관광 하나에 너무 많이 기대지 말자는 거죠.

IT나 연구개발, 의료, 교육, 농업, 친환경 에너지 같은 산업도 꾸준히 키워야 해요. 집에서 컴퓨터도 중요한 자료는 백업해 놓잖아요.

그런데 지역 경제 전체를 관광이라는 하드디스크 하나에만 저장해 놓으면 불안하지 않겠어요?

관광객이 조금 줄었다고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와이는 여전히 세계적인 관광지이고 사람들이 평생 한 번이라도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니까요.

다만 영원히 관광객이 넘쳐날 거라고 믿는 것도 위험해요.

관광객 많으면 "아이고, 사람 너무 많다" 하고, 관광객 없으면 "아이고, 장사가 안된다" 하는 곳이 하와이예요. 생각해 보면 참 얄궂죠.

결국 하와이의 미래는 관광객이 잠시 줄어도 버틸 수 있는 경제를 얼마나 만들어 놓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