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놀룰루 가구소득은 높아도 실질 구매력은 낮다 - Honolulu - 1

하와이 호놀룰루(Honolulu, HI)의 중위 가구소득은 Census ACS 2023 기준 약 $88,000입니다.

전국 평균 $78,538보다 약 12% 높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 내 상위권 소득 도시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 수치만 보고 호놀룰루 생활이 풍족하다고 판단하는 건 위험합니다. $88,000이 전국 어느 도시보다 빠듯하게 느껴지는 곳이 바로 호놀룰루이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생활비 지수입니다. 호놀룰루의 생활비는 전국 평균 대비 약 85~95% 높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모든 물자를 배나 항공기로 들여와야 하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식료품 가격부터 건축 자재, 자동차, 가전제품까지 본토보다 현저히 비쌉니다. $88,000이라는 소득이 실질 구매력 기준으로는 본토의 $45,000~$55,000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득이 높아도 체감 여유는 그보다 훨씬 좁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주택 가격은 더 명확한 신호를 줍니다. 2024년 기준 호놀룰루 단독주택 중위 가격은 약 $90만~$100만 달러 수준이며, 오아후 섬 전체 중위 가격도 비슷합니다. 일부 카이루아(Kailua), 알라모아나 인근 물건은 $150만~$250만 달러를 상회합니다. 중위 소득 $88,000 대비 집값 배율은 무려 10~11배에 달합니다.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주택 구매 부담 도시 중 하나입니다. 호놀룰루에서 집을 사려면 소득이 아니라 이미 보유한 자산이 결정적 요인이 됩니다.

그렇다면 누가 이 집값을 떠받치는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첫째는 군 관련 인구입니다. 히캄 공군기지, 스코필드 배럭, 진주만 해군기지 등 하와이 전역에 걸친 군 시설이 수만 명의 군인과 군속을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군인들의 주거수당(BAH)은 하와이 고생활비를 반영하여 본토보다 상당히 높게 책정됩니다. 둘째는 본토 및 해외 투자자들입니다. 하와이 부동산을 투자·별장·임대용으로 매입하는 본토 고소득자 및 일본·한국·중국 자산가들이 꾸준히 수요를 만들어냅니다. 셋째는 관광업 종사자들입니다.

관광업은 하와이 경제의 가장 큰 기둥입니다. 호텔, 리조트, 외식, 액티비티 운영업체들이 대규모 고용을 창출하지만, 이들 직종은 대부분 중위 소득 이하의 임금을 제공합니다. 호텔 직원,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의 연소득이 $35,000~$55,000 수준인 경우가 많은데, 하와이의 생활비를 감안하면 이들의 생활은 상당히 빡빡할 것으로 보입니다. $88,000이라는 중위 소득이 이들 저임금 고용층의 현실을 가려주는 면이 있습니다.

임대 시장도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호놀룰루 1베드룸 아파트 평균 임대료는 2024년 기준 월 $2,200~$2,800 수준입니다. 중위 소득 $88,000 월 환산 $7,333 대비 임대료 비율은 30~38%입니다. 적정 기준(30%) 안팎이지만, 2인 이상 가구나 자녀가 있는 경우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 그만큼 임대료도 올라갑니다. 하와이 원주민과 이민 1세대 중에는 한 집에 여러 가구가 함께 거주하는 '오하나(Ohana)' 문화로 주거비 부담을 나누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호놀룰루의 $88,000은 전국 평균을 웃돌지만, 이 도시에서의 $88,000은 본토에서의 $88,000과 전혀 다른 구매력을 의미합니다. 높은 소득 숫자가 높은 생활 수준을 보장하지 않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하와이 거주나 투자를 고려한다면, 소득과 집값이라는 두 수치 외에 생활비 지수와 자산 유동성을 함께 고려해야 현실적인 판단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 섬에서의 삶은 선택이기도 하지만, 그 선택에는 상당한 비용이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