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헤이븐 경제를 이야기하려면 결국 Yale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예일대학교와 병원을 빼고 뉴헤이븐 경제를 설명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자동차 회사 하나가 도시 전체를 먹여 살리던 옛날 미국 산업도시와 비슷한 면이 있는데, 뉴헤이븐은 그 자리를 대학과 의료산업이 차지하고 있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가장 먼저 Yale University가 있습니다. 뉴헤이븐 최대 고용주 가운데 하나로 교직원과 일반 직원을 합쳐 약 1만4,000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가운데 뉴헤이븐에 실제 거주하는 직원도 약 6,000명에 달합니다. 뉴헤이븐 인구가 14만 명 정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숫자입니다.
대학교 하나가 있다고 교수들 월급만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학교 주변에는 식당과 카페, 아파트, 호텔, 서점부터 각종 서비스업이 따라붙습니다. 학생들이 들어오면 집을 빌려야 하고 교수와 연구원이 오면 주택 수요가 생깁니다. 학부모와 졸업생, 학회 참석자들이 방문하면서 호텔과 음식점에도 돈이 풀립니다. 결국 Yale이라는 거대한 기관이 도시 곳곳에 돈을 뿌리는 구조입니다.
두 번째 기둥은 의료입니다. Yale New Haven Health는 뉴헤이븐을 대표하는 초대형 고용주입니다. 의사와 간호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연구원, 의료기사, 행정직, IT, 시설관리, 식음료까지 엄청나게 다양한 직종이 병원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여기에 바이오텍이 붙습니다. 이 부분이 뉴헤이븐 경제에서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Yale 연구실에서 개발된 기술이 논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특허를 받고 투자를 유치해 회사를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바이오텍과 생명과학 기업들이 다시 연구원과 엔지니어를 고용합니다.
뉴헤이븐 일대에는 70개가 넘는 바이오·생명과학 관련 기업이 자리 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약 개발부터 암 치료, 진단기술, 의료기기와 헬스케어 기술까지 분야도 다양합니다. Science Park 역시 이런 기업과 연구시설이 모이는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니까 구조를 간단히 보면 이렇습니다. Yale에서 사람과 기술이 나오고, 병원에서 임상과 의료 수요가 만들어지고, 그 주변으로 바이오 기업과 투자금이 따라오는 겁니다. 미국의 전형적인 대학도시이면서 동시에 작은 바이오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는 셈입니다.
물론 뉴헤이븐에 Yale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통적인 제조업도 일부 남아 있고 항구를 이용한 물류와 유통산업도 있습니다. 금융, 법률, 회계, 컨설팅 같은 전문 서비스업 역시 대학과 의료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만들어집니다.
음식산업도 의외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뉴헤이븐은 미국에서도 피자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이곳에서는 피자를 apizza라고 부르는데 Frank Pepe나 Sally's 같은 오래된 피자 문화가 관광과 외식산업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주말이면 피자 먹으러 다른 도시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뉴헤이븐 경제의 약점도 분명합니다. Yale과 의료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입니다. 대형 대학과 병원의 정책 변화가 지역 고용과 부동산, 상권에 바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일반 기업 본사가 다양하게 들어와 있는 대도시와는 경제구조가 다릅니다.
반대로 이것이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대학과 병원은 경기가 나빠졌다고 하루아침에 공장을 닫고 다른 주로 이전하기 어려운 산업입니다. 교육과 의료 수요 역시 경기침체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뉴헤이븐 경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Yale을 중심으로 교육, 의료, 바이오가 돌아가는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업이 아주 다양하지는 않지만 중심축이 상당히 단단합니다. 이것이 뉴헤이븐의 고용과 렌트 수요, 부동산 시장이 작은 도시 규모에 비해 꾸준히 움직이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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