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인 장로교회, 이민 1세대의 믿음을 잇다 - New York - 1

뉴욕 한인 사회 이야기를 하다 보면 교회를 빼놓고 이야기하기가 어렵습니다.

요즘돠 달리 70년대 초 예전 이민 1세대에게 한인 교회는 그것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1970년대 미국으로 건너온 한국 사람들이 뉴욕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한인 교회도 하나둘 생겨났습니다.

처음에는 맨해튼을 중심으로 모였다가 한인들이 퀸스 플러싱, 베이사이드, 롱아일랜드와 뉴저지 쪽으로 이동하면서 교회도 자연스럽게 따라갔습니다.

그중에서도 장로교 계열 교회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한국 자체가 장로교 신자가 많은 나라였으니 이민자들이 미국에 와서도 익숙한 신앙 전통을 그대로 이어간 것이죠. 뉴욕과 뉴저지 일대에는 지금도 여러 교단에 속한 한인 장로교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옛날 한인 교회가 했던 역할을 생각하면 단순히 일요일에 예배드리는 곳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처음 미국에 도착해서 영어도 제대로 못하고 아는 사람 하나 없을 때 어디에서 정보를 얻었겠습니까.

교회에 가면 먼저 미국에 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운전면허는 어디서 따야 합니까?"

"아파트는 어디가 괜찮아요?"

"애들 학교는 어디로 보내야 합니까?"

"한국 음식은 어디서 삽니까?"

이런 걸 전부 교회 사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직장을 소개받기도 하고, 중고차를 사고팔기도 하고, 변호사나 회계사를 소개받는 일도 있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카카오톡 단체방 역할을 교회가 했던 셈입니다.

특히 뉴욕처럼 처음 정착하기 만만치 않은 도시에서는 그 역할이 더 컸습니다.

지금도 규모가 있는 한인 교회들을 보면 청년부, 대학부, 어린이부, 장년부가 따로 있고 영어가 편한 2세들을 위한 영어 예배도 운영합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모임이나 식사 프로그램, 성경공부도 있고 교회에 따라 영어교육, 상담, 지역 봉사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한국 사람 입장에서 재미있는 건 교회가 인간관계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는 겁니다.

교회에서 친구를 만나고, 사업하는 사람을 만나고, 자녀들끼리 친해지고, 결혼 상대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가족이나 친척 없이 살아야 했던 1세대에게는 교회 사람들이 사실상 친척 역할을 해준 경우도 많았습니다.

물론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이니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도 사람 때문에 속상하고, 편이 갈리고, 이런저런 말이 생기기도 했죠. 한국 사람 모이는 곳인데 그런 일이 왜 없었겠습니까.

그래도 한인 이민 역사를 돌아보면 교회가 해온 역할까지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플러싱이나 베이사이드 같은 곳을 다니다 보면 지금도 한글 간판이 붙은 교회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일요일 아침이면 정장 입고 성경책 들고 들어가는 어르신들도 보이고요.

그 모습을 보면 뉴욕 한인 사회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