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기름값 1년 새 1.19달러 급등, 탬파 주유비 계산 - Tampa - 1

지난 주말 아침, 데일 마브리 쪽 주유소에 차를 세웠다가 화면에 찍히는 숫자를 보고 잠깐 손이 멈췄어요. 반쯤 남은 탱크를 채우는데 벌써 40달러가 넘어가고 있었거든요.

옆 펌프에 서 있던 아저씨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작년 이맘때는 이 정도가 아니었다고 혼잣말을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괜히 머리에 남아서 집에 와서 숫자를 직접 찾아봤습니다.

AAA 주간 발표에 따르면 10월 18일 일요일 기준 플로리다 레귤러 휘발유 평균값은 갤런당 4.11달러였어요.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1.19달러 오른 가격입니다.

작년 10월 플로리다 평균이 2.92달러 안팎이었다는 걸 떠올리면 체감이 확 오지 않나요? 1년 사이에 40퍼센트 넘게 오른 셈이에요.

같은 주 목요일에는 주 평균이 4.23달러까지 올라갔다가 주말 들어 조금 내려왔다고 해요. 10월 초에는 4.06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튀어 오른 거라 오르락내리락이 꽤 심했습니다.

왜 이렇게 올랐는지도 궁금해서 찾아봤어요. 지난 9월 중동 긴장이 커지면서 미국 원유 가격이 2주 남짓한 사이에 배럴당 83달러에서 100달러 이상으로 뛰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휘발유 소비자 가격의 절반 이상이 원유값이라고 하니, 국제 뉴스가 결국 우리 동네 주유소 화면까지 내려오는 거죠. 멀리서 벌어지는 일이 내 지갑에 바로 꽂히는 느낌이라 좀 씁쓸했어요.

그나마 탬파 쪽은 사정이 조금 나은 편입니다. AAA 자료로 10월 20일 기준 탬파-세인트피터즈버그-클리어워터 지역 평균은 3.99달러였어요.

같은 날 플로리다 평균 4.04달러보다 5센트 싸고, 미국 전체 평균 4.28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이에요. 그래도 4달러 문턱에 걸쳐 있는 건 마찬가지라 위안이 크지는 않습니다.

그럼 실제로 한 달에 얼마나 더 나가는지 계산을 해봤어요. 비교 기준을 맞추려고 전부 플로리다 주 평균 숫자로만 계산했습니다.

15갤런짜리 탱크를 한 번 가득 채운다고 해볼게요. 1년 전 가격 2.92달러면 43.80달러였는데, 지금 4.11달러로는 61.65달러가 나옵니다.

한 번 채울 때마다 17.85달러, 거의 18달러가 더 나가는 거예요. AAA도 15갤런 기준으로 작년보다 18달러 정도 더 낸다고 설명하고 있더라고요.

이번엔 한 달 주행거리로 따져볼게요. 출퇴근에 장보기, 아이 픽업까지 합쳐 한 달 1,000마일을 달리고 연비가 갤런당 25마일인 차라면 한 달에 40갤런을 씁니다.

40갤런에 1.19달러를 곱하면 한 달에 47.60달러가 더 들어가요. 1년으로 늘려 보면 571.20달러니까 웬만한 비행기표 한 장 값이 기름값으로 사라지는 셈이죠.

SUV나 미니밴처럼 연비가 갤런당 20마일인 차라면 같은 거리에 한 달 50갤런이 듭니다. 그러면 한 달 59.50달러, 1년이면 714달러가 추가로 나가요.

저는 주말마다 근교로 짧게라도 바람 쐬러 나가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이 숫자가 꽤 아팠어요. 세인트피트 비치나 사라소타 쪽으로 왕복만 해도 계산기를 한 번 더 두드리게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집에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요즘 제가 실제로 바꾼 습관 몇 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첫째는 주유 앱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가는 거예요. 같은 동네 안에서도 주유소마다 갤런당 가격이 꽤 차이 나는 경우가 많아서, 출발 전에 한 번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납니다.

둘째는 코스트코나 샘스클럽 같은 회원제 매장 주유소예요. 지난 7월 탬파 린바우 애비뉴 코스트코의 레귤러 가격이 3.599달러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당시 지역 평균보다 낮은 편이었습니다.

다만 줄이 길 때가 많아서 기름 넣으려고 20분씩 기다리면 그것도 시간 비용이에요. 저는 장 보러 갈 때만 겸사겸사 넣는 식으로 정했어요.

셋째는 볼일을 한 번에 몰아서 처리하는 거예요. 장보기, 우체국, 세탁소를 따로따로 다니던 걸 하루 동선으로 묶으니 확실히 탱크가 덜 줄어듭니다.

넷째는 타이어 공기압과 트렁크 정리예요. 공기압이 낮거나 차에 무거운 짐을 싣고 다니면 연비가 떨어진다는 건 다들 아시잖아요?

그리고 레귤러를 넣어도 되는 차에 굳이 프리미엄을 넣고 있다면 한 번쯤 차량 매뉴얼을 확인해 보세요. 매뉴얼에서 요구하지 않는다면 굳이 비싼 기름을 넣을 이유가 없습니다.

한국에 계신 가족들과 통화하다 보면 리터당 가격 얘기가 나오곤 해요. 한국 기름값이 늘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미국은 대중교통이 약해서 운전 자체를 줄이기 어렵다는 게 진짜 부담인 것 같아요.

서울에서는 지하철이라도 타면 되지만, 여기서는 차 없이 마트 한 번 가기도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갤런당 가격보다 한 달에 몇 갤런을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문가들은 날이 선선해지면서 수요가 줄고 겨울용 휘발유로 바뀌는 시기라 가격이 조금씩 내려갈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하지만 국제 정세에 따라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는 게 좋겠습니다.

저라면 당분간은 가격이 조금 내려갈 때 미리 채워두고, 주말 나들이는 동선을 짜서 한 번에 다녀오는 쪽을 택하겠어요. 여행을 포기하기보다는 똑똑하게 다니는 게 맞는 것 같거든요.

여러분은 요즘 한 달 기름값이 얼마나 나오시나요? 자기 차 연비와 한 달 주행거리로 한 번만 계산해 보시면, 어디서 아껴야 할지 훨씬 선명하게 보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