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산물 중심으로 돌아가는 Sacramento 음식 문화 - Sacramento - 1

Sacramento에 직접 살아보니까 이 도시가 왜 그렇게 Farm-to-Fork를 자랑하는지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도시 홍보하려고 갖다 붙인 말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평소 건강한 식재료나 신선한 채소에 관심을 가지고 살다 보니 Sacramento의 음식 문화는 생각보다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일단 위치부터가 좋습니다. Sacramento는 캘리포니아 거대한 농업지대인 Central Valley 북쪽에 붙어 있습니다. 조금만 도시 밖으로 나가도 농장이 나오고 과수원이 보입니다. 특히 토마토는 이 주변에서 엄청나게 생산됩니다. 캘리포니아 자체가 미국 가공용 토마토 생산의 중심인데 Sacramento 주변에도 토마토 재배 지역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또 의외였던 게 쌀입니다. Sacramento Valley에 가면 정말 논이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미국에도 이런 데가 있네" 싶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캘리포니아 쌀은 아시안 마켓이나 일식당에서도 많이 사용됩니다. 한국 사람 입장에서는 쌀이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다는 게 괜히 반갑기도 합니다.

과일과 견과류도 풍부합니다. 복숭아, 배, 자두부터 아몬드, 호두까지 주변에서 많이 생산됩니다. 특히 여름에 Farmers Market 가서 복숭아를 사 먹어보면 마트에서 일 년 내내 파는 복숭아하고 확실히 다릅니다. 제대로 익은 걸 가져오니까 향부터 다르고 정말 달아요. 이런 걸 한번 먹어보면 제철 과일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싶습니다.

이런 농업 환경이 있으니 식당들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습니다. Midtown이나 East Sacramento의 작은 독립 식당에 가보면 지역 농장에서 가져온 채소나 제철 식재료를 강조하는 곳이 많습니다. 비싼 음식점에서만 그러는 것도 아닙니다. 동네 식당에서도 오늘 들어온 재료에 따라 메뉴가 조금씩 달라지는 곳이 있습니다.

Sacramento가 이 문화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Farm-to-Fork Festival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특히 Tower Bridge를 배경으로 열리는 행사가 유명합니다. 지역 농산물과 셰프들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니 이제는 Sacramento를 대표하는 행사 중 하나가 됐습니다.

와인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위치가 참 좋습니다. 서쪽으로 가면 오래된 포도밭으로 유명한 Lodi가 있고 Zinfandel이 특히 유명합니다. 남쪽 Sacramento River Delta 쪽에는 Clarksburg 와인 산지도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아침에 출발해서 와이너리 몇 군데 구경하고 저녁에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거리입니다.

살아보니 Farm-to-Fork라는 게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더라고요. 가까운 농장에서 나온 토마토 사고, 제철 복숭아 먹고, Farmers Market에서 채소 한 봉지 사오는 게 전부입니다. 그런데 그런 생활이 반복되니까 음식이 조금 달라집니다. 지역 농산물을 먹는다는 건 신선한 음식을 먹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결국 이 동네 농부와 지역 경제를 같이 살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Sacramento가 Farm-to-Fork라는 이름 하나는 정말 제대로 지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