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어크 DE, 솔직히 이런 분들에게 맞는 도시입니다 - Newark - 1

뉴어크(Newark, DE)가 살기 좋은 도시냐고 물어보면 저는 무조건 좋다, 나쁘다로 대답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미국에서 여러 도시를 다녀보면 결국 중요한 건 "좋은 도시냐"가 아니라 "나한테 맞는 도시냐"거든요.

뉴어크도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상당히 편하고 안정적인 동네인데, 어떤 사람은 1년 살고 나서 심심해서 못 살겠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잘 맞는 사람은 역시 델라웨어 대학교(University of Delaware)와 관련 있는 분들입니다. 학생이나 대학원생, 교수, 연구원이라면 설명할 필요도 없죠. 도시 자체가 대학을 중심으로 돌아가니 캠퍼스 주변에서 생활하기 편합니다.

ChristianaCare 같은 지역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분들에게도 괜찮습니다. 직장이 가까우면서 큰 도시까지 가지 않아도 기본적인 생활이 해결되니까요. 미국에서 출퇴근 10분, 20분 줄이는 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매일 해보면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필라델피아 광역권에서 일하면서 조금 조용한 곳에 살고 싶은 사람도 생각해볼 만합니다. 교통 상황에 따라 필라델피아까지 자동차로 40~50분 정도를 생각할 수 있고, 델라웨어에는 주 판매세가 없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 키우는 가정이라면 뉴어크의 분위기를 좋아할 수 있어요. 뉴욕이나 필라델피아 같은 대도시의 복잡함은 덜하면서 대학도시라 젊은 사람들과 여러 나라 출신의 학생, 연구자들이 계속 들어옵니다. 너무 시골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정신없이 복잡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느낌이에요.

반대로 안 맞는 사람도 분명합니다.

한국 사람 많은 곳에서 살아야 마음이 편한 분이라면 조금 답답할 수 있어요. 주말마다 한인마트 가고, 설렁탕 먹고, 한국 미용실 가고, 한국말 하는 의사나 회계사까지 가까운 곳에서 해결하고 싶다면 뉴어크보다 뉴저지나 버지니아 북부, LA 같은 곳이 훨씬 편합니다.

뉴어크에서도 필요하면 필라델피아권의 한인 상권을 이용할 수 있지만 집 앞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김치 떨어졌다고 슬리퍼 신고 5분 만에 한인마트 다녀오는 생활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거죠.

자동차 없이 살고 싶은 분에게도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대학 캠퍼스와 메인 스트리트 주변만 놓고 보면 걸어 다닐 만하지만 생활권 전체로 넓혀보면 결국 자동차가 편합니다. 장보고 병원 가고 쇼핑몰 가고 아이들 데리고 움직이다 보면 차 없이 생활하기가 답답해질 수 있어요.

그리고 화려한 도시생활을 좋아하는 사람도 심심할 수 있습니다. 금요일 저녁마다 새로운 식당 찾아다니고 공연 보고 새벽까지 놀 수 있는 대도시 생활을 기대하면 "여기서 저녁 먹고 나면 뭘 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대신 조용한 생활을 좋아하면 이야기가 반대가 됩니다.

집에서 편하게 살고, 주말에는 필라델피아 한번 다녀오고, 여름이면 델라웨어 해변으로 내려가고, 필요한 쇼핑은 판매세 부담 없이 하고, 아프면 가까운 대형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생활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실속 있는 도시가 될 수 있어요.

집값이 다른 동부 대도시권보다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쉽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그것 하나만 보고 이사 오는 건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집이 조금 싸다고 와서 한인 생활도 불편하고 직장도 멀고 매일 자동차만 타고 다닌다면 몇만 달러 아낀 의미가 없어지니까요.

결국 뉴어크는 목적이 있는 사람에게 좋은 도시입니다.

UD 때문에 왔다, 직장이 근처다, 필라델피아 생활권이 필요하다, 아이들과 조용하게 살고 싶다.

이런 이유 가운데 하나라도 확실하다면 뉴어크는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반대로 "집값이 좀 싸다던데 한번 가볼까?" 정도라면 먼저 며칠이라도 직접 살아보듯 돌아다녀 보는 게 좋습니다.

미국에서 살 곳을 고르는 건 집값 순위 보고 결정하는 게 아니니까요.

결국 좋은 도시는 유명한 도시가 아니라 내 생활하고 궁합이 맞는 도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