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오밍에는 라스베이거스 스타일의 카지노가 없다.
뭐, 없으면 없는 대로 사는 거지 싶다가도, 가끔 친구들이랑 슬롯머신 한 번 돌리고 싶은 날이 생긴다. 그럴 때마다 결론은 하나다. 차 키 들고 콜로라도로 출발하는 것.
샤이엔에서 가장 가까운 카지노 밀집 지역은 콜로라도주 블랙 호크(Black Hawk)다. 구글 맵 기준 128마일, 차로 약 2시간 걸린다. 블랙 호크와 바로 옆 동네 센트럴 시티(Central City)는 불과 1마일 떨어져 있어서 한 번 방문하면 사실상 두 곳을 모두 커버할 수 있다.
이 지역은 1990년대 초 카지노 합법화 이후 급성장한 곳으로, 지금은 콜로라도 최대의 카지노 구역으로 자리잡았다.
블랙 호크에 있는 주요 카지노들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Ameristar Black Hawk는 규모 면에서 단연 탑이다. 호텔, 스파, 여러 레스토랑에 수백 대의 슬롯과 테이블 게임을 갖추고 있다. Isle of Capri도 오랜 역사를 가진 카지노로 현지인들에게 친숙하고, Lodge Casino at Black Hawk는 비교적 아늑한 분위기에 포커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Lady Luck Casino와 Monarch Casino Resort Spa도 각자의 팬층이 있다. 슬롯 종류도 다양하고 테이블 게임 최소 베팅도 천차만별이라 가볍게 즐기는 사람부터 진지한 게이머까지 다 수용된다.
특히 Ameristar는 카지노 안에 숙박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서 당일치기가 아니라 1박 2일로 즐기는 사람들도 꽤 있다.

한인 커뮤니티 입장에서 보면, 블랙 호크는 덴버에 사는 한인들에게 더 익숙한 곳이다.
덴버에서 블랙 호크까지 거리가 샤이엔보다 훨씬 짧으니까. 샤이엔에서는 128마일이 조금 멀게 느껴지기 때문에 특별한 날에 한 번씩 가는 편이다.
와이오밍에는 카지노 도박이 합법화되어 있지 않다. 경마 시뮬레이션 형태의 머신을 일부 업소에서 볼 수 있지만, 우리가 아는 풀 카지노 수준은 아니다. 그래서 샤이엔 거주자들이 제대로 된 카지노를 원하면 콜로라도가 유일한 선택지가 된다.
블랙 호크 가는 길은 I-25 South를 타고 덴버 쪽으로 내려가다가 US-6 West로 갈아타는 루트다. 콜로라도 산속을 지나가는 구간인데, 경치는 멋지지만 11월부터 3월 사이 겨울철에는 눈길 주의가 필요하다. 출발 전 코도트(CDOT) 도로 상황 웹사이트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눈길에서 사고 나면 카지노에서 지는 것보다 훨씬 더 억울하니까. 주말보다 평일에 가면 덜 붐빈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다. 주말에는 주차부터 게임 자리 잡기까지 경쟁이 꽤 치열한 편이다.
와이오밍에 카지노가 없어서 불편하냐고 하면, 솔직히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카지노가 없으니 충동적으로 지갑 털릴 일이 없다. 가고 싶을 때 일부러 계획을 세우고 가야 하니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름 드라이브 삼아 블랙 호크 가는 길, 콜로라도 산길이 워낙 예뻐서 카지노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기분이 좋아진다. 이기면 보너스, 지면 드라이브값이라고 생각하고 가면 마음이 훨씬 가볍다.
블랙 호크 방문 시 실용적인 팁을 하나 더 드리자면, 카지노마다 플레이어 카드(player's card)를 만들어 두는 게 좋다. 카드로 게임을 하면 포인트가 쌓이고, 나중에 무료 식사나 숙박 할인으로 돌아온다. 처음 방문이라면 각 카지노 안내 데스크에서 바로 만들 수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자주 가는 분들은 이 혜택이 꽤 쏠쏠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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