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나 드라마 하나가 도시 이미지를 통째로 바꿔놓는 경우가 있다. 필라델피아 하면 록키(Rocky)를 떠올리고, 앤디 그리피스 쇼(The Andy Griffith Show) 하면 메이베리(Mayberry)가 자동 연상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면 모건타운은 어떤가? 이 작은 대학 도시가 미국 대중문화에 남긴 흔적은 생각보다 훨씬 뚜렷하다. 직접 스크린에 자주 등장하진 않지만, 이 도시와 연결된 인물들이 미디어를 통해 모건타운의 이름을 수십 년 동안 미국 거실에 울려 퍼지게 했다.
가장 강력한 연결은 앤디 그리피스 쇼(The Andy Griffith Show, 1960-1968)와 돈 노츠(Don Knotts)다. 이 시트콤의 핵심 캐릭터 바니 파이프(Barney Fife)를 연기한 배우가 모건타운 출신이다. 돈 노츠는 모건타운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모건타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WVU에서 교육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극 중 이모 비(Aunt Bee)가 모건타운에 있는 가족 이야기를 자주 꺼내는 설정까지 있었으니, 1960년대 미국 시청자들은 매주 TV를 통해 모건타운이라는 지명을 반복해서 들었던 셈이다.
돈 노츠는 앤디 그리피스 쇼로 에미상을 무려 5번 수상했다. 바니 파이프 캐릭터는 선한 의도를 가진 허당 경찰관으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았고, 오늘날까지도 미국 TV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조연 중 하나로 꼽힌다. 1998년 모건타운 시는 South University Avenue를 Don Knotts Boulevard로 개명했고, 2016년에는 시내 High Street의 메트로폴리탄 극장(Metropolitan Theatre) 앞에 그의 동상이 세워졌다. 이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들이 지금도 꾸준히 찾아온다.
영화 쪽으로는 시나리오 작가 로렌스 카스단(Lawrence Kasdan)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카스단은 모건타운에서 자랐고, 스타워즈 시리즈의 《제국의 역습(1980)》과 《제다이의 귀환(1983)》 각본을 썼다. 1992년 영화 《보디가드(The Bodyguard)》에서는 케빈 코스트너 캐릭터를 WVU 출신으로 설정하고 극 중 WVU 로고도 등장시켰다. 이 영화 역시 카스단의 작품이다. 모건타운에서 자란 사람이 자신의 대학을 글로벌 블록버스터에 심어둔 것이다.
웨스트버지니아 전반의 이미지를 형성한 작품도 있다. 2006년 영화 《웨어 마샬(We Are Marshall)》은 1970년 마샬 대학교 항공기 사고를 다룬 실화로, 웨스트버지니아의 스포츠 정신과 공동체 의식을 전국에 알렸다. J.J. 에이브럼스의 《슈퍼 8(Super 8, 2011)》도 웨스트버지니아를 배경으로 했다. 이런 작품들이 쌓이면서 웨스트버지니아, 그리고 모건타운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가 조금씩 형성된다.
오늘날 모건타운을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는 돈 노츠 동상을 찾아오거나, WVU 캠퍼스를 영화 속 장면과 연결 지어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도시 이미지는 관광청 광고보다 훨씬 강력하다. 수십 년 동안 미국 TV에서 반복된 모건타운이라는 지명, 그리고 세계적인 영화에 심겨진 WVU 로고는, 모건타운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보다 더 강한 브랜드가 됐다.
결국 도시의 진짜 이미지는 광고가 아니라 사람이 만든다. 돈 노츠가 바니 파이프로 미국인들을 웃기던 시절부터, 카스단이 스타워즈 시나리오를 쓰던 때까지, 모건타운은 스크린 뒤에서 꾸준히 미국 문화에 기여해온 도시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게 오히려 이 도시의 개성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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