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인가.... 거울 앞에 서서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니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거 같더라구요 ㅠㅠ

머리 질끈 묶은 채 욕실 조명 아래 서 있는데, 문득 예전보다 볼 라인이 살짝 내려온 느낌이 확 드는 거예요.

"어라? 순간 마음 한쪽이 스르르 꺼지는 느낌.

예전엔 셀카 찍으면 턱이 뾰족했는데, 요즘은 카메라 각도를 찾는 데 더 오래 걸리고 사진 앱 켜면 무의식적으로 필터부터 찾는 내가 있더라고요.

얼굴살이 늘어진 건 사실 대단한 사건도 아닌데, 생각보다 마음이 크게 출렁였어요.

남들은 못 느끼는 아주 변화를 내가 먼저 알아채는 그 순간.

웃을 때 광대가 안 예쁘게 잡힌다든가 예전엔 안 보이던 팔자주름이 이젠 대놓고 화장 위로 비쳐 보인다든가.

물론 나이가 들면 당연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거 아는데도, "아 섭섭하다..." 하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죠.

늘 내 얼굴이 변함없을 줄 알았는데 이제는 수면 부족, 깡으로 먹은 짜장면 한 그릇까지 다 얼굴에 티가 나니 마음이 약해져요.

특히 요즘은 늘어지는 건 얼굴살만이 아니라 마음도 같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예전엔 작은 말에도 자신감이 가득했고, 미래가 걱정보다 기대가 더 컸는데 요즘은 어떤 날엔 이유 없이 허전하고, 괜히 거울 속 나를 보며 "괜찮나?" 묻고 싶어져요.

살짝 처진 눈꼬리처럼 기운도 같이 처져버릴 때가 있죠. 하지만 생각해 보면 얼굴살 내려오는 건 나쁘기만 한 건 아니에요. 예전보다 말랑해진 인생이 얼굴에도 묻어난 거니까요.

20대엔 모든 걸 세게 붙잡고, 더 예쁘고 날씬해야 하고, 뭔가 이루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았잖아요. 지금은 조금 느긋해졌어요. 실패도 겪어봤고, 상처도 있어봤고, 사랑도 떠나보내봤고, 또 새로운 희망도 품어보고. 그 모든 감정이 켜켜이 쌓여 얼굴에 흔적처럼 남았다고 생각하면 이상하게 따뜻해져요.

그래도 어느 날은 마음이 더 세게 무너져요. 화장해도 커버 안 되는 날, 피곤한 날, 사진 찍었는데 결과물이 마음 같지 않은 날.

아 나도 늙는다...라는 말이 한숨처럼 튀어나오죠.

그런데 그 한숨 뒤엔 묘한 다짐이 따라붙어요. "그래도 더 예쁘게 나이 들어볼까?" 운동도 조금 더 하고, 수분크림도 꼼꼼히 바르고, 물도 많이 마시고. 마치 몸과 마음을 다시 끌어올리는 작은 의식 같아요.

오늘도 거울을 보며 생각했어요. 이 늘어진 얼굴살이 나를 약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더 단단하게 해주는 과정일 수도 있겠다고.

나이가 든다는 건 조금은 무너지고, 조금은 내려놓고, 대신 더 많은 걸 품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일일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