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후 첫 직원은 언제 뽑아야 할까, 미국 기준 - Columbus - 1

친구 하나가 작은 온라인 편집숍을 시작했는데, 처음 몇 달은 혼자서도 그럭저럭 돌아갔대.

근데 주문이 하루에 열 개, 스무 개로 늘어나니까 포장하고 배송하고 문의 답장까지 하다 보면 하루가 그냥 증발해버리더래.

결국 "이러다 나부터 갈리겠다" 싶어서 첫 직원을 뽑기로 했는데, 정작 그 타이밍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는 감이 안 잡혔다고 하더라.

포장 상자 정리하다가 발송 마감을 놓친 날도 몇 번 있었다고 하고, 답장이 늦어지니까 후기에도 그게 그대로 티가 났다더라.

사실 미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 중에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비율이 81.9퍼센트나 된다.

직원을 둔 사업체는 18.1퍼센트 정도밖에 안 된다는 뜻인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사장 겸 직원으로 버티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첫 직원을 뽑는다는 건 꽤 큰 결정이고, 아무 타이밍에나 저지를 일은 아니다.

자주 언급되는 기준 하나는 뽑으려는 직원 월급의 서너 배 정도 매출이 꾸준히 나올 때 뽑으라는 규칙이다.

왜 한두 배가 아니라 서너 배냐면 월급 말고도 세금이랑 보험료 같은 추가 비용이 붙고, 매출이 매달 들쭉날쭉할 수도 있어서 여유분까지 감안해야 사업이 휘청이지 않기 때문이다.

숫자 말고 감으로 알 수 있는 신호도 있다.

새로운 손님이나 프로젝트를 자꾸 거절하고 있다면 그게 첫 번째 신호다.

혼자 다 처리하려다 보니 응대 속도가 느려지고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것도 신호고.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기 시작하면 사실 타이밍은 이미 늦은 편에 가깝다.

막상 채용을 시작해도 바로 사람을 구하는 건 아니라서, 공고 올리고 면접 보고 결정하기까지 보통 한 달 안팎이 걸린다고 보면 된다.

거기다 새로 들어온 사람이 일에 완전히 적응해서 제 몫의 매출을 뽑아내기까지는 반년 가까이 걸린다고 보는 시각도 있으니, 마음의 여유를 좀 넉넉하게 잡아두는 게 낫다.

그런데 막상 뽑으려고 알아보면 생각보다 절차가 많아서 다들 한 번쯤 당황한다.

일단 국세청에서 EIN이라는 고용주 번호부터 받아야 하는데, SS-4라는 양식으로 신청한다.

그다음엔 사업체가 있는 주의 실업보험 기관에도 등록을 해둬야 나중에 문제가 안 생긴다.

새로 뽑은 사람이 실제로 미국에서 일할 자격이 있는지 I-9 서류로 신원을 확인하는 것도 빼먹으면 안 된다.

여기에 하나 더, 연방법상 새로 채용한 직원 정보를 근무지 주 기관에 신고하는 것도 의무인데 보통 채용일로부터 20일 안에 해야 한다.

주마다 기준이 조금씩 달라서 앨라배마처럼 7일로 더 짧게 잡아둔 곳도 있으니, 이건 사업체가 있는 주 규정을 꼭 따로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산재보험 가입도 거의 모든 주에서 의무인데, 예외는 텍사스 정도뿐이다.

참고로 이런 규정들은 직원 수가 늘어날수록 계속 추가되는데, 인종이나 장애 관련 차별금지법인 타이틀 세븐이랑 ADA는 직원이 15명 이상일 때부터 적용되고 나이 차별금지법은 20명부터 적용된다.

지금 당장은 첫 한 명 채용 얘기지만, 나중에 규모가 커지면 이런 것도 하나씩 챙겨야 한다는 정도만 미리 알아두면 된다.

세금 얘기를 좀 더 하자면, 고용주도 직원 월급에서 사회보장세랑 메디케어 몫으로 7.65퍼센트를 따로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연방 실업세가 또 붙는데, 기본 세율은 6퍼센트지만 주 실업세를 성실히 냈으면 세액공제를 받아서 실제로는 0.6퍼센트까지 낮아지는 구조다.

복지 혜택까지 다 포함해서 계산하면 월급 위에 20에서 30퍼센트 정도가 더 얹어진다고 보면 된다.

시급이나 월급만 계산해놓고 채용했다가 세금 고지서 보고 놀라는 사장님들 얘기, 나도 몇 번 들어봤다.

거기다 미국 노동부 쪽 통계를 보면 잘못 뽑은 직원 하나 때문에 나가는 비용이 그 사람 첫 해 연봉의 30퍼센트 정도라고 하니, 신중하게 뽑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못 박기보다 파트타임이나 계약직으로 먼저 손발을 맞춰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계약직이라고 서류에 써놓는다고 다 계약직으로 인정되는 건 아니고, 국세청은 실제로 일하는 방식을 보고 직원인지 아닌지를 따로 판단한다는 점은 알아두는 게 좋다.

잘못 분류했다가 나중에 걸리면 밀린 세금에 가산세까지 얹어서 물어야 하니까, 계약직으로 갈 거면 이 부분만큼은 애매하게 넘어가지 않는 게 낫다.

그래도 직접 채용이 부담스러우면 임시직 에이전시나 프리랜서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시간만큼만 인력을 빌려 쓰는 방법도 있으니, 상황에 맞게 골라보면 된다.

반대로 너무 오래 혼자 버티다가 손님을 계속 놓치면 그게 더 큰 손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매출 배수 같은 숫자랑 손님을 거절하게 되는 순간 같은 감, 이 둘을 같이 보면서 판단하는 게 제일 안전하다.

나라면 숫자 조건이 채워지자마자 바로 정직원부터 뽑기보다는 계약직으로 한 번 같이 일해보고 결정할 것 같다.

다들 언젠가 사업을 시작한다면, 첫 직원은 어떤 기준으로 뽑을 건지 한번 생각해본 적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