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파소도 민주당 승리. 그런데 너희가 잘해서 그런 건 아니란다 - El Paso - 1

이번 중간선거 공화당이 패배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텍사스에서 민주당 주지사까지 당선될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사는 엘파소에서도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이겼습니다.

연방 하원 16지구에서는 현역 민주당 의원 베로니카 에스코바르가 71%를 득표했습니다.

공화당 애덤 바우먼은 29%에 그쳤습니다.

엘파소 카운티 행정수장을 뽑는 선거에서도 민주당 리카르도 사마니에고가 69%를 얻어 공화당 후보를 크게 앞섰습니다.

그야말로 민주당의 압승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결과를 보면서 민주당에 한마디 하고 싶어졌습니다.

너희가 잘해서 이긴 거라고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엘파소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한 지역입니다.

히스패닉 인구가 많고, 멕시코와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엘파소에서 민주당이 이긴 것과 민주당이 유권자들의 모든 불만을 해결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저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기대를 걸었던 사람입니다.

공화당이 좋아서라기보다 당시 경제 상황이 너무 답답했기 때문입니다.

식료품 가격은 부담스럽고, 자동차 보험료와 주거비는 계속 오르고, 월급을 받아도 생활이 크게 나아지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적어도 경제 문제에서는 뭔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국경 문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엘파소에 살아보면 국경이 단순히 정치적 구호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멕시코와 미국을 오가며 일하고 장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국경을 잘 관리하면서도 정상적인 경제활동은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 현실적인 정책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다시 집권한 뒤에도 정치권은 여전히 시끄럽습니다.

매일 누군가를 공격하고, 상대방 탓을 하고, 자기편에게 박수를 받는 데 정신이 팔려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가 기대했던 것은 그런 정치가 아니었습니다.

경제가 좋아졌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게 아니라 실제로 생활이 나아졌다는 것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받은 충격은 상당합니다.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지나 히노호사가 약 53%를 얻어 공화당 현역 그레그 애벗을 꺾었습니다.

연방 상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가 약 55%를 얻어 공화당 켄 팩스턴을 이겼습니다.

오랫동안 공화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텍사스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민주당도 너무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공화당에 실망한 사람들이 민주당을 선택했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갑자기 진보주의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

트럼프가 싫어서 민주당에 투표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공화당의 경제 정책에 불만이 쌓인 사람도 있을 겁니다.

물론 민주당 후보의 정책과 능력을 높이 평가해서 투표한 사람들도 있겠죠.

중요한 것은 그 이유가 모두 같지는 않다는 겁니다.

저는 민주당에도 묻고 싶습니다.

이제 선거에서 이겼으니 무엇을 할 겁니까?

주거비를 낮출 수 있습니까? 의료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까?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서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까?

이제는 여러분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합니다.

요즘 미국 정치를 보면 가장 피곤한 사람들이 저 같은 중도 유권자들인 것 같습니다.

공화당을 비판하면 민주당 지지자 취급을 받고, 민주당을 비판하면 트럼프 지지자라는 말을 듣습니다.

왜 반드시 둘 중 하나여야 합니까?

저는 국경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민자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기업이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평범한 노동자들의 생활도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세금을 낭비하는 것은 싫지만 필요한 공공서비스까지 줄이는 것도 반대합니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미국에 저 혼자뿐일까요?

이번 선거에서 엘파소 민주당이 크게 이긴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승리를 민주당의 실력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공화당은 왜 졌는지 제대로 반성해야 하고, 민주당은 왜 이겼는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어느 정당이 망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두 정당이 경쟁하면서 평범한 미국인들의 생활을 조금이라도 낫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민주당 정치인 여러분, 이번에 얻은 표를 영원한 지지라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유권자들이 공화당에 실망해서 등을 돌렸다면, 민주당에도 똑같이 실망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가 왜 재선이 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압니다.

선거는 끝났습니다.

이제 누가 말을 잘하는지가 아니라 누가 일을 잘하는지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