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빈 뉴섬을 보고 있으면 늘 같은 질문이 떠오릅니다.
이 사람은 정치적인 운이 좋은 걸까, 아니면 정말 생명력이 질긴 걸까.
먼저 '운' 쪽부터 보죠. 코로나 방역을 강하게 밀어붙이던 2020년, 그는 고급 레스토랑 프렌치 런드리 모임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져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보통 정치인이라면 치명상이었을 겁니다. 실제로 2021년에는 소환선거까지 치러졌죠.
그런데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여유 있는 승리였습니다.
여기엔 상대 덕도 있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공화당 쪽 대안으로 떠오른 인물이 보수 라디오 진행자 래리 엘더였는데, 중도 유권자들이 "그래도 뉴섬이 낫다"는 쪽으로 기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무대가 민주당 우세가 뚜렷한 캘리포니아였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같은 실수를 경합주에서 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존재도 어떤 면에선 행운입니다.
트럼프와 정면으로 부딪칠수록 뉴섬의 전국적 존재감은 커졌습니다. 상대가 클수록 맞서는 사람의 체급도 커 보이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운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합니다. 뉴섬은 위기 때마다 숨지 않고 오히려 판을 키웠습니다.
소환선거 막판에 교사와 의료진 백신 의무화를 밀어붙이며 전선을 분명히 했고, 결국 미국 역사상 소환선거를 이겨낸 두 번째 주지사가 됐습니다.
사실 이런 승부사 기질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시장 시절이던 2004년, 그는 주법과 충돌하는 걸 알면서도 동성 커플에게 결혼 증명서를 발급했습니다.
당시엔 정치 생명을 건 무모한 결정이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시간이 흐르며 오히려 그의 상징 같은 장면이 됐습니다.
위험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나중에 자산이 되는 패턴이 이때부터 시작된 셈입니다.
2025년 주민발의안 50호(Prop 50)도 마찬가지입니다.
유권자들이 15년 전 직접 만든 독립 선거구 위원회 제도를 한시적으로 뒤집자고 요구한 건 꽤 위험한 도박이었습니다.
그런데 약 64% 대 36%로 통과됐고, 뉴섬은 단숨에 2028년 민주당 대선 주자 선두권으로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비판도 분명합니다. 산호세에 사는 입장에서 집값과 렌트비, 노숙자 문제를 보면 8년간의 성적표가 만족스럽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공화당은 전국 무대에서 바로 이 점을 파고들 겁니다.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말투를 흉내 내며 조롱하는 방식도 지지자들에겐 통쾌하지만, 다른 쪽에선 가볍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운은 누구에게나 한두 번 찾아오지만, 그걸 매번 붙잡는 건 실력입니다.
뉴섬은 위기 때마다 운이 따랐고, 그 운을 놓치지 않을 만큼 질겼습니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쓰러질 듯하다가도 매번 한 단계 더 올라서는 정치인은 흔치 않습니다.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조차 쉽게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주지사 임기는 내년 1월이면 끝납니다.
본인도 중간선거가 끝나면 대선 출마를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했죠.
어제가 바로 그 중간선거였습니다.
이제 캘리포니아 밖에서도 그 운과 생명력이 통할지 지켜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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