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평균 가구소득이 미국 평균보다 낮은이유  - Chicago - 1

시카고 하면  세계적인 금융 도시, 미국 3대 도시, 그리고 명문 대학들이다.

실제로 시카고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파생상품 거래소가 있고, United Airlines와 American Airlines의 핵심 허브 공항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University of Chicago와 Northwestern University처럼 세계적인 연구 중심 대학들도 있다.

이 정도면 도시 전체가 상당히 부유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통계를 보면 시카고의 중위 가구소득은 약 6만 2천 달러 수준으로 미국 전체 중위 가구소득보다 낮다.

도시 규모와 산업 경쟁력을 생각하면 "왜 이렇게 낮을까?"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시카고는 미국에서도 지역 간 소득 격차가 매우 큰 도시 가운데 하나다. 북부의 링컨파크, 리버노스, 골드코스트, 레이크뷰 같은 지역은 금융회사 임원, 변호사, 의사, IT 전문가들이 많이 거주한다. 평균 가구소득은 10만 달러를 훌쩍 넘고, 고급 콘도와 수백만 달러짜리 주택도 흔하다.

반면 사우스사이드와 웨스트사이드 일부 지역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소득 수준이 3만 달러 안팎인 지역도 적지 않다. 실업률 역시 북부 지역보다 훨씬 높은 경우가 많다.

결국 시카고의 중위 가구소득 6만 2천 달러는 부유한 북부와 상대적으로 어려운 남부·서부 지역이 평균되어 나온 숫자일 뿐, 어느 한 지역의 실제 생활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수치는 아니다.

이처럼 양극화가 심해진 가장 큰 이유는 산업 구조의 변화다.

20세기 중반까지 시카고는 미국 제조업의 중심 도시였다. 철강, 기계, 식품 가공, 철도 물류 산업이 도시 경제를 이끌었고,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안정적인 제조업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미국 제조업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수많은 공장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블루칼라 일자리가 크게 줄었고, 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이 남부와 서부 지역이었다.

반면 금융과 전문 서비스 산업은 계속 성장했다. CME Group을 중심으로 한 선물시장, 컨설팅, 의료, 법률 서비스, 바이오 산업은 꾸준히 확대됐지만 이런 일자리는 대부분 고학력 전문인력을 필요로 했다.

즉, 제조업 일자리는 사라졌는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고소득 직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소득 격차의 중요한 배경이 됐다.

시카고 평균 가구소득이 미국 평균보다 낮은이유  - Chicago - 2

교육 수준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University of Chicago와 Northwestern University 같은 명문 대학 주변에는 연구기관과 스타트업, 의료시설이 밀집하면서 고소득 인력이 계속 유입된다. 반면 교육 투자와 기업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지역은 새로운 산업 성장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여기에 높은 세금도 빼놓을 수 없다.

일리노이주는 단일 소득세율을 적용하지만 재산세 부담은 미국에서도 높은 편으로 꼽힌다. 특히 쿡카운티의 재산세는 주택 보유 비용을 크게 높이는 요소다. 집값만 보면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보다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 보유 비용까지 계산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시카고의 중간 주택가격은 약 33만 달러 수준이다. 가격 자체는 미국 주요 대도시보다 낮지만 매년 부담해야 하는 재산세가 상당해 장기적으로는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렌트 시장도 만만치 않다.

원베드룸 아파트 평균 임대료는 월 1,700~2,100달러 수준이다. 중위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주거비가 소득의 30%를 넘는 가구가 적지 않다. 소득 증가 속도보다 생활비 상승이 빠르다 보니 젊은 층 가운데는 텍사스나 플로리다, 인디애나 등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이 적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례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고 시카고의 미래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금융, 물류, 의료, 교육, 컨설팅 등 다양한 산업이 균형 있게 발전해 있어 경제 기반 자체는 매우 탄탄하다. 미국 중부 최대의 교통 허브라는 위치도 쉽게 대체하기 어렵다. 세계적인 대학들이 꾸준히 인재를 배출하고 있고, 첨단 연구개발 투자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시카고는 '잘사는 도시'이면서 동시에 '격차가 큰 도시'라는 두 가지 모습을 함께 가진 곳이다. 높은 연봉을 받는 금융인과 전문직 종사자들이 있는 반면, 제조업 쇠퇴 이후 회복이 더딘 지역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 시카고의 중위 가구소득 6만 2천 달러는 도시 전체를 이해하기에는 다소 단순한 숫자다. 그 안에는 서로 전혀 다른 경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평균 소득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별 소득, 세금 구조, 산업 변화, 그리고 인구 이동까지 함께 살펴봐야 이 도시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