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스턴에 살면서 집을 살지, 그냥 렌트를 계속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렌트비 낼 바에는 집 사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계산해 보니 생각보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현재 휴스턴의 2~3베드룸 렌트 중위가격은 월 1,650달러 정도입니다.
반면 비슷한 규모의 주택을 구입하려면 중위가격이 약 32만 달러 수준입니다.
미국 4대 도시라고 하면 집값이 엄청 비쌀 것 같지만, 뉴욕이나 LA, 시애틀과 비교하면 휴스턴은 아직도 부담이 아주 적은 편입니다.
부동산에서 자주 사용하는 Price-to-Rent Ratio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집값을 연간 렌트비로 나누는 계산인데, 휴스턴은 약 16 정도가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15 이하이면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하고, 21 이상이면 렌트가 유리하다고 보는데, 휴스턴은 딱 그 중간쯤입니다.
이러니 집값이 아주 싸다고도, 그렇다고 너무 비싸다고도 보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실제 매달 내야 하는 돈입니다.
32만 달러짜리 집을 산다고 가정하면 20%인 6만4천 달러를 다운페이먼트로 준비해야 합니다.
나머지 25만6천 달러를 30년 고정금리 6.75%로 대출받으면 원금과 이자만 월 1,660달러 정도가 나옵니다.
여기에 재산세를 더해야 합니다. 휴스턴은 재산세가 미국에서도 높은 편이라 세금과 주택보험까지 합치면 실제 매달 내는 비용은 약 2,300달러를 넘어갑니다. 지금 렌트가 1,650달러라면 매달 600달러 이상 더 부담하는 셈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다운페이먼트로 들어가는 6만4천 달러도 사실은 비용입니다. 만약 그 돈을 미국 주식시장이나 ETF에 투자해서 연평균 7% 정도 수익을 올린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370달러 정도의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집을 사면서 포기하는 기회비용까지 계산하면 렌트보다 매달 약 1,000달러 정도 차이가 생기는 셈입니다.
물론 숫자만 보고 "그럼 무조건 렌트가 답이네?"라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휴스턴은 텍사스답게 주 소득세가 없고, 에너지 산업, 의료산업, NASA를 중심으로 한 항공우주 산업까지 일자리가 꾸준한 도시입니다. 장기간 거주한다면 매달 내는 모기지 중 일부는 내 자산으로 쌓이게 되고, 집값 상승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5년, 10년 이상 살 계획이라면 렌트보다 집을 구입하는 쪽이 결과적으로 유리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휴스턴만의 변수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바로 홍수와 허리케인입니다. 같은 휴스턴이라도 지역에 따라 보험료 차이가 상당히 큽니다. 특히 FEMA 홍수위험지역에 포함되는 곳은 일반 주택보험 외에 홍수보험까지 가입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매달 부담이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집을 알아볼 때는 가격만 보지 말고 침수 이력과 보험 견적도 반드시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슈가랜드나 케이티는 학군이 좋아 인기가 높지만 그만큼 집값도 휴스턴 시내보다 10~20% 정도 높은 편입니다. 아이 교육을 우선할 것인지, 초기 부담을 줄일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휴스턴에서 2~3년 정도만 살 가능성이 있다면 렌트가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반대로 직장이 안정적이고 가족과 함께 5년 이상 정착할 계획이라면 집 구입도 충분히 검토해볼 만합니다. 다만 최종 결정은 인터넷 계산기만 믿지 말고, 은행 두세 곳에서 실제 신용점수를 반영한 모기지 견적과 보험료를 함께 받아 비교한 뒤 결정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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