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달라스에서 학부모 모임이나 동네 커피숍에 가보면, 기승전 '스마트폰'으로 이야기가 끝납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해도 "너 몇 시까지 들어올래?"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는데, 지금 우리는 결이 다른 세상에 살고 있죠.
아이가 방 문을 닫고 들어가 휴대폰으로 도대체 뭘 보는지 정체 모를 앱을 깔고 있지는 않은지,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이 더 무서운 법이니까요.
저 역시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을 보며 "이제는 애키우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부모가 따라가기엔 벅차다"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런 와중에, 텍사스 부모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뉴스가 하나 날아들었습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텍사스주의 새로운 '앱스토어 연령 확인법'의 시행을 잠시 멈춰달라는 빅테크와 시민단체들의 요청을 거부했다는 소식입니다.
쉽게 말해, 텍사스에서는 아이들이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결제할 때 부모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 시스템이 유지됩니다.
물론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리죠.
교육용 앱이나 뉴스, 유익한 정보까지 정부가 간섭해 아이들의 눈과 귀를 가릴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우리 아이 교육은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정부는 선을 넘지 말라"는 미성년자·학생 단체들의 반발도 일리가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텍사스주 법무장관실과 찬성하는 부모들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현실은 이미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달라스 다운타운이나 마트를 가보면, 코흘리개 초등학생들도 손에 스마트폰 하나씩은 다 쥐고 다닙니다.
숙제도 온라인으로 하고 친구들과 숙제 얘기, 노는 얘기 모두 메신저로 하니 "너 스마트폰 쓰지 마!"라고 뺏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문제는 휴대폰 요금 고지서에 게임 아이템 결제 대금 수백 달러가 찍혀 있을 때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우리 아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데, 최소한 무슨 앱을 까는지는 부모가 알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외침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법이 마냥 든든하지만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마음 한구석이 찜찜한 이유가 있습니다.
앱스토어에서 나이를 확인하고 부모 동의를 받으려면, 결국 신분증을 인증하거나 부모 계정을 연동하는 과정에서 우리 가족의 개인정보를 기업에 '더 많이' 넘겨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딜레마는 생각할수록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재미있는 건 이 고민이 여기 텍사스만의 외로운 싸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금 미국 전역의 수많은 주가 미성년자의 온라인 활동을 제한하는 법안을 만지작거리고 있고, IT 업계는 법원으로 달려가 이를 막아서고 있습니다.
솔직히 정부가 부모 역할을 완전히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생겨도, 아이와 눈을 맞추고 "요즘 무슨 앱이 재밌어?"라고 대화하는 부모의 따뜻한 관심보다 강한 안전장치는 없으니까요.
스마트폰은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넓은 공부방이자, 동시에 가장 위험한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이번 텍사스 법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아이들의 안전'과 '자유'라는 시소 위에서 우리가 어디쯤 중심을 잡아야 하는지를 묻고 있는것 같습니다.


테무짱
HappyDuck
joyfulroadtraveler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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