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레이크시티도 지진 위험지역? 와사치 단층 정보  - Salt Lake City - 1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살겠다고 하니까 의외로 주변에서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거기도 지진 나는 곳 아니야?"

처음에는 저도 유타에서 무슨 지진인가 싶었어요. 캘리포니아도 아니고 바로 옆이 네바다이기는 하지만 솔트레이크시티 하면 눈 덮인 산과 스키장부터 생각나잖아요.

그런데 알아보니 솔트레이크시티 동쪽으로 Wasatch 단층이 지나가고 있고, 유타는 미국에서도 지진 위험을 무시할 수 없는 지역입니다.

그렇다고 내일 당장 대지진이 온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진 확률부터 정확히 볼 필요가 있어요.

유타 지질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Wasatch Front 지역에서 앞으로 50년 동안 규모 6.75 이상의 지진이 한 번 이상 발생할 확률은 약 43%로 평가됩니다. 이 가운데 Wasatch 단층 자체에서 규모 6.75 이상이 발생할 확률은 약 18%입니다.

특히 신경 쓰이는 곳이 Salt Lake City segment입니다. 지질학자들이 과거 지층을 조사해 보니 이 구간에서는 규모 7 정도의 큰 지진이 평균 약 1,350년 간격으로 발생했고, 가장 최근의 대형 지진은 약 1,3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1,350년에 한 번인데 벌써 1,300년 지났으니 곧 온다"라고 계산하면 안 됩니다. 지진은 시계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발생하지 않으니까요. 다만 이 지역이 실제로 큰 지진을 만들어 온 단층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역사 기록을 봐도 유타가 조용한 곳만은 아닙니다.

1934년에는 그레이트솔트레이크 북쪽 Hansel Valley에서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유타의 역사시대 지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되어 있는데, 지표가 약 5마일에 걸쳐 갈라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수직 변위가 약 20인치에 달했습니다. 멀리 솔트레이크시티에서도 고층 건물들이 흔들릴 정도였습니다.

1962년에는 북쪽 Cache Valley의 Richmond 부근에서 규모 5.7급 지진이 발생해 주택 상당수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러니 유타의 지진 위험은 컴퓨터로 계산한 미래의 가능성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역사적 기록이 있는 위험입니다.

바로 옆 네바다 역시 지진이 활발한 지역입니다. 1954년 네바다에서는 Fairview Peak 규모 7.2, Dixie Valley 규모 6.8의 강진이 연이어 발생했고, 2008년에는 유타 국경에서 멀지 않은 네바다 Wells에서 규모 6.0 지진이 발생해 작은 도시임에도 약 1,050만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솔트레이크 주민들이 가장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은 2020년 3월 18일 Magna 지진입니다. 솔트레이크시티 서쪽에서 규모 5.7 지진이 발생했고 Wasatch Front 전역에서 강한 흔들림을 느꼈습니다. 이후 수천 번의 여진이 관측됐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지진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규모 7급 지진에 비하면 훨씬 작은 사건이었다는 겁니다. 규모 7.0 지진은 규모 5.7보다 방출하는 에너지가 약 90배나 큽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건물이 흔들리는 것만 걱정할 것도 아닙니다. 솔트레이크 밸리 일부 지역은 지하수가 얕고 모래질 토양이 있어 액상화 위험도 있습니다. 땅이 강하게 흔들리면서 지반이 일시적으로 힘을 잃으면 건물이 기울거나 도로와 지하 시설물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산 가까이에서는 산사태와 낙석도 생각해야 합니다. Wasatch 산맥의 아름다운 경치 때문에 East Bench나 산기슭 주택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데, 집을 구입할 때는 전망만 볼 것이 아니라 단층과 경사면, 지반 조건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집을 산다면 저는 오래된 벽돌집인지부터 살펴볼 것 같아요. 특히 보강되지 않은 조적조 건물은 강한 지진에서 취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집이라고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솔트레이크시티 주택 건축 기준도 높은 지진 위험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집 안에서는 책장과 큰 장식장, TV를 고정하고 침대 머리맡에 무거운 물건을 올려놓지 않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물과 비상식량, 손전등, 보조배터리, 상비약도 며칠 버틸 정도는 준비해 두는 게 좋겠죠. 지진이 발생하면 밖으로 뛰어나가는 것보다 우선 몸을 낮추고 튼튼한 곳 아래에서 머리와 목을 보호하는 Drop, Cover, Hold On도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이렇게 알아보고 나니 오히려 마음은 조금 편해졌어요. 솔트레이크시티가 지진에서 안전한 도시는 분명 아닙니다. 그렇다고 지진 때문에 살지 못할 도시도 아니고요.

창문을 열면 바로 앞에 펼쳐지는 Wasatch 산맥과 깨끗한 자연환경을 누리는 대신 그 산을 만들어낸 지질 활동의 위험도 함께 존재하는 겁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유타니까 지진 없겠지"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내가 사는 지역의 위험을 정확하게 알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지진을 대비하고 플로리다에서 허리케인을 준비하듯, 솔트레이크시티에 산다면 지진 대비 정도는 생활의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