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 은퇴소득 비과세, 재산세 감면 놓치면 손해 - Glenview - 1

은퇴를 앞둔 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꼭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일리노이는 은퇴소득에 세금 안 매긴다면서요, 그럼 그냥 여기 눌러앉아도 되는 거 아닙니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입니다. 오늘은 Glenview 같은 시카고 북쪽 서버브에 집 가지고 계신 분들 입장에서 이 문제를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좋은 소식부터요. 일리노이는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주 소득세 대상에서 빼줍니다. 소득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 그렇습니다.

401(k), IRA, Roth IRA 같은 qualified plan 인출금도 주 소득세가 붙지 않습니다. 공무원 연금, 군인 연금, 철도 은퇴연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정도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retirement friendly 제도라고 봐도 됩니다. 이웃 주들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후한 편이에요.

다만 모든 소득이 면제는 아닙니다. 은퇴 계좌 밖에서 나오는 이자, 배당, 주식 매매차익 같은 투자소득에는 4.95% 단일세율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리고 연방세는 별개입니다. 주에서 안 걷는다고 IRS까지 봐주는 건 아니니 이 부분은 헷갈리지 마셔야 합니다.

자, 이제 문제의 재산세 얘기입니다. 여러 조사에서 일리노이의 실효 재산세율은 2.07%로 뉴저지 다음 전국 2위로 나옵니다.

쉽게 말해 소득세로 아낀 돈이 재산세 고지서로 빠져나가는 구조입니다. 집값이 높은 북쪽 서버브라면 그 체감은 더 큽니다.

예전에 아는 형님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월급 끊기고 나니까 재산세 고지서가 제일 무섭더라." 일할 때는 그냥 내던 돈이 고정수입으로 살 때는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일은 아닙니다. Glenview는 쿡 카운티에 속해 있어서 쿡 카운티 Assessor 사무실의 감면 제도를 쓸 수 있습니다.

첫째는 Senior Exemption입니다. 만 65세 이상 집주인이면 평가가치에서 8,000달러를 빼줍니다.

이건 일반 Homestead Exemption과 별도로 겹쳐서 받는 겁니다. 소득 제한이 없으니 해당되시면 무조건 신청하시는 게 맞습니다.

둘째는 Low-Income Senior Freeze, 흔히 시니어 프리즈라고 부르는 제도입니다. 집의 평가가치를 일정 시점 기준으로 묶어두는 방식이에요.

조건은 만 65세 이상, 본인이 실제 사는 주거지, 그리고 가구 소득 65,000달러 이하입니다. 쿡 카운티 기준 2025 과세연도 신청은 2024년 소득을 봅니다.

여기서 많이들 놓치시는 게 있습니다. 가구 소득 계산에는 소셜시큐리티도 들어갑니다. 주 소득세에서 빠진다고 여기서도 빠지는 줄 알면 곤란합니다.

그리고 시니어 프리즈는 매년 다시 신청해야 합니다. 한 번 해놨다고 끝이 아니라는 점, 꼭 기억하세요.

셋째는 Senior Citizens Real Estate Tax Deferral입니다. 재산세 일부를 미뤄두었다가 집을 팔거나 상속될 때 정산하는 제도입니다.

2023 과세연도부터 미룬 세금에는 연 3% 이자가 붙습니다. 그 전 연도분은 6%였으니 조건이 나아진 셈이지요.

다만 이 제도는 결국 집에 lien이 걸리는 방식이라 자녀에게 물려줄 계획이 있는 분들은 미리 가족과 상의하시는 게 좋습니다. 신청은 카운티 Treasurer 쪽 창구로 하시면 됩니다.

제가 보기에 이 제도들은 정말 필요한 사람한테 잘 안 닿는 게 늘 아쉽습니다. 영어 서류에 겁먹고 그냥 넘기는 한인 시니어분들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세금을 공정하게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혜택을 제대로 알리는 것도 정부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우리가 서로 챙겨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현실적으로 뭘 하면 될까요. 제가 권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우선 올해 재산세 고지서를 꺼내서 어떤 exemption이 적용돼 있는지 확인하세요. 고지서에 항목별로 다 나와 있습니다.

빠진 게 있으면 쿡 카운티 Assessor 웹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몇 년 치를 놓쳤다면 Certificate of Error로 소급 신청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평가가치 자체가 높게 나왔다고 느끼시면 Appeal도 생각해 보세요. 동네 비슷한 집들과 비교해 보는 것만으로도 감이 옵니다.

마지막으로 은퇴 후 거주지를 정하실 때는 소득세만 보지 마시고 재산세, 보험료, 생활비를 같이 놓고 계산해 보셔야 합니다. 세금 구조는 개인 상황에 따라 크게 다르니 꼭 세무 전문가와 한 번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나라면 은퇴소득 비과세 혜택은 그대로 누리면서, 재산세 감면은 하나도 빠짐없이 챙기겠습니다. 알고 챙기는 사람과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의 차이는 해마다 쌓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