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퍼낸도로 이사 온 뒤 처음 봄을 맞으면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겪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갑자기 코가 막히고 재채기가 계속 나오거나 눈이 가렵고 충혈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한국이나 다른 주에서는 알레르기가 전혀 없었던 사람도 이곳에 와서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실제로 샌퍼낸도 밸리에 오래 거주한 주민들 가운데 "이사 오고 몇 년 지나서 처음 알레르기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샌퍼낸도 밸리의 지형적 특징입니다. 이 지역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형태여서 공기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날이 많습니다. 바람이 외부로 빠져나가기보다 밸리 안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꽃가루와 미세한 대기 오염 물질이 쉽게 축적되는 환경입니다.
특히 봄인 3월부터 5월까지는 나무와 잔디에서 나오는 꽃가루가 크게 증가하며, 가을에는 잡초에서 발생하는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 됩니다. 이런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원래 알레르기가 없던 사람도 후천적으로 알레르기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의료진들은 설명합니다.
알레르기 증상이 심하다면 꽃가루 예보를 확인하고 외출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꽃가루 농도가 높은 날에는 창문을 오래 열어두기보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씻고 옷을 갈아입으면 실내로 꽃가루가 들어오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알레르기 약이나 치료 방법을 상담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벌레와 야생동물도 샌퍼낸도 생활에서 알아두면 좋은 부분입니다. 대표적으로 블랙 위도우 거미(Black Widow Spider)가 이 지역에 서식합니다. 검은 몸체와 붉은 모래시계 모양의 무늬가 특징인 독거미로, 정원 구석이나 차고, 창고, 장작더미처럼 어둡고 건조한 장소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을 먼저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독성이 있기 때문에 맨손으로 처리하기보다는 전문 방역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평소 집 주변의 잡초를 정리하고 불필요한 물건을 쌓아두지 않는 것만으로도 서식 가능성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작은 개미들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일이 흔합니다. 특히 캘리포니아 전역에 널리 퍼져 있는 아르헨티나개미(Argentine Ant)는 아주 작은 틈만 있어도 실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많은 가정이 한 번쯤은 경험하게 됩니다. 음식은 밀폐 용기에 보관하고, 싱크대 주변을 깨끗하게 유지하며, 문과 창문의 틈을 막아두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예방법입니다.
또 하나 알아둘 것은 코요테(Coyote)입니다. 샌퍼낸도 밸리에서는 새벽이나 저녁 시간에 주택가 주변에서 목격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작은 반려견이나 고양이를 혼자 마당에 두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산과 공원 주변에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꽃가루와 벌레, 야생동물 때문에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샌퍼낸도 밸리가 자연과 가까운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생활 습관만 조금 익혀두면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적응할 수 있으며,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남부 캘리포니아만의 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Valley93
물리학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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