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파소 범죄 2024년 공식 통계 보면서 드는 생각 - El Paso - 1

엘패소 이야기를 하다 보면 "Fort Bliss도 있고 군인과 연방정부 직원도 많으니까 안전한 도시 아닌가요?"

제가 볼때 군인과 연방 공무원이 많다는 이유 하나로 도시가 안전하다고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엘패소에는 대규모 군사기지인 Fort Bliss가 있고, 국경도시라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을 비롯한 연방기관의 존재감도 큽니다.

하지만 도시 치안은 인구구조와 경제상황, 경찰력, 지역사회, 마약과 차량범죄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실제 범죄 숫자를 보면 엘패소는 조금 복잡합니다.

살인사건의 경우 2024년 엘패소 경찰 자료를 인용한 현지 보도를 보면 31건으로, 2023년 23건보다 증가했습니다.

이기간은 미국 전체적으로 살인이 감소하던 기간이라고 하니까 좀 신경쓰입니다.

그렇다고 31건이라는 숫자 하나만 가지고 엘패소를 위험한 도시라고 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인구가 60만 명을 훌쩍 넘는 대도시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한국으로 치면 60만명 도시에서 1년에 살인사건은 9-10건정도 나옵니다.

하지만 엘패소는 미국의 비슷한 규모 도시들과 비교할 때 폭력범죄가 상대적으로 낮은 도시로 오랫동안 평가받아 왔습니다.

멕시코 Ciudad Juárez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이미지 때문에 위험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엘패소의 범죄 상황은 꽤 차이가 있습니다.

대신 생활하면서 현실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재산범죄입니다.

특히 자동차 관련 범죄는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차량 자체를 훔치는 경우뿐 아니라 차 안에 물건을 놔뒀다가 털리는 범죄도 있기 때문에 "잠깐인데 뭐" 하고 가방이나 노트북을 보이는 곳에 놓고 내리는 습관은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범죄 통계를 볼 때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전체 범죄가 줄었다"와 "특정 범죄가 늘었다"는 말은 동시에 사실일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전체 신고 범죄가 감소했더라도 살인이나 차량절도 같은 특정 범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살인사건이 한 해 증가했다고 도시 전체 치안이 갑자기 무너졌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특히 살인처럼 절대 건수가 작은 범죄는 몇 건의 차이만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크게 움직입니다.

그러면 Fort Bliss와 연방기관이 많은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군과 국경 관련 기관은 엘패소 경제와 인구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상당한 규모의 안정적인 고용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군인이 많이 산다고 해서 미군이 시내 일반 치안을 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범죄 예방과 수사는 El Paso Police Department와 지역 사법기관의 역할입니다.

결국 엘패소 치안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이렇습니다.

국경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생각하는 것만큼 위험한 도시는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 걱정 없이 살아도 되는 범죄 없는 도시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