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은퇴 다운사이징 전기요금 - San Francisco - 1

얼마 전 상담을 요청한 부부는 리치몬드 지구에서 30년 가까이 살아온 단독주택을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아들 가족이 이스트베이로 이사한 뒤로 자주 왕래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지금 집의 계단과 마당 관리도 부담스러워졌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 결정이 다른 도시보다 조금 더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유를 하나씩 풀어보겠다.

리치몬드 지구는 안개가 잦아 여름철 냉방비 부담은 크지 않지만, 오래된 주택 특유의 난방 효율 문제가 있다. 부부는 겨울철 난방비 고지서를 함께 보여주며 이 부분도 봐 달라고 했다.

먼저 전기요금이다. PG&E의 2026년 3월 기준 평균 번들 요금은 kWh당 39.25센트로, 전국 평균인 약 19센트의 두 배 수준이다. 쉽게 말하면 다른 지역에서 100달러 나오는 전기요금이 여기서는 200달러 가까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2026년 1월 요금 인하가 적용되면서 2024년 1월보다는 11퍼센트 낮아진 상태이니,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볼 수 있다.

집값 차이도 짚어보자. 2026년 5월 기준 샌프란시스코 전체 중위 매매가는 176만 2천 달러로 1년 전보다 9.6퍼센트 올랐다. 같은 해 2월 기준 콘도 중위가는 102만 달러 수준이었다. 단독주택과 콘도의 격차가 70만 달러 이상 벌어지는 셈인데, 이걸 쉽게 풀면 단독주택을 팔고 콘도로 옮기는 것만으로 상당한 여유 자금이 생긴다는 뜻이다.

다만 콘도에는 HOA비라는 매달 고정 지출이 따라온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보통 월 300달러에서 700달러 사이를 예상해야 하고, 고급 건물이라면 월 1,200달러에서 3,500달러 이상까지 올라간다. 2019년부터 2024년 사이 HOA비가 약 26퍼센트 올랐다는 조사도 있는데, 보험료 상승과 발코니 정기 점검 같은 새 주법 요건이 원인으로 꼽힌다. 콘도가 무조건 저렴한 선택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두면 좋겠다.

쉽게 설명하면, 샌프란시스코 주택 상당수는 100년 가까이 된 경우가 많아 단열재가 부족한 집이 흔하다. 창문 교체나 단열 보강 공사를 하지 않은 상태라면 겨울철 난방비가 예상보다 크게 나올 수 있다. 콘도는 상대적으로 신축 건물이 많아 단열 성능이 나은 경우가 있지만, 이는 건물마다 다르므로 매매 전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

재산세는 캘리포니아 Prop 13 덕분에 매입 당시 가격이 기준이 되고 매년 오르는 폭도 제한되어 있다. 55세 이상이면 Prop 19로 지금 집의 재산세 기준가를 새 집으로 그대로 옮길 수 있는데, 이스트베이를 포함해 캘리포니아 어디로 이사하든 평생 세 번까지 적용되고 2021년 4월부터 시행 중이다. 자녀 근처로 카운티를 넘어 이사하더라도 이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하다.

학군은 이 부부에게 더 이상 큰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자녀가 이미 독립한 만큼, 대신 병원 접근성과 대중교통, 그리고 콘도 건물의 승강기 유무 같은 실질적인 생활 편의를 우선순위로 두고 매물을 골랐다고 한다.

이 부부는 결국 아들이 사는 이스트베이 쪽 콘도 몇 곳을 둘러보기로 했고, 재산세 기준가를 그대로 옮길 수 있다는 점이 카운티를 넘어 이사하는 데 대한 부담을 크게 덜어줬다고 말했다.

참고로 액티브시니어 커뮤니티를 찾는다면 샌프란시스코 시내보다는 이스트베이나 마린 카운티 쪽에 선택지가 더 많은 편이다. 관리형 주거를 원하면서도 자녀 근처에 살고 싶다면, 카운티를 넘어 후보지를 넓혀 보는 것도 방법이다.

정리하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단독주택 유지비 중 전기요금 비중이 유난히 크고, 콘도로 옮겨도 HOA비가 그 부담을 상당 부분 대신한다고 보면 된다. 세금과 HOA 조건은 건물과 카운티마다 다를 수 있으니 참고만 하고, 실제 이사를 결정하기 전에는 부동산과 세무 전문가와 함께 확인해 보기 바란다. 투자나 법률 조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