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 동네 샐러드 체인점 비슷한 곳에 갔다가 계산대 앞에 붙은 "We are cashless" 스티커를 한참 봤어요. 10월 1일부터 메릴랜드에서 현금 거절이 금지됐다던데, 저 스티커는 그럼 불법인가 싶었거든요.
결론부터 말하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법이 생긴 건 맞는데, 생각보다 적용 범위가 좁고 조건이 꽤 촘촘해요.
이 법은 2026년 주 의회를 통과한 House Bill 191이고, 주지사 서명을 거쳐 Chapter 714로 확정됐습니다. 시행일은 2026년 10월 1일이에요.
하원 표결은 103대 33, 상원은 35대 11이었어요. 생각보다 반대표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띄더라고요.
핵심은 "생필품"을 살 때 현금을 막지 말라는 겁니다. 법에서 말하는 essential consumer good은 다섯 가지예요.
사람과 반려동물 먹거리를 포함한 식품이 첫째입니다. 얼음을 포함한 물과 음료가 둘째예요.
세면용품과 청소용품 같은 개인위생 제품이 셋째입니다. 약, 의료용품, 마스크 같은 개인 보호장비를 포함한 건강 제품이 넷째고요.
마지막이 연료, 즉 주유소 기름입니다. 그러니까 마트, 약국, 주유소가 가장 직접적으로 해당된다고 보면 돼요.
시간 조건도 있어요. 오전 6시부터 밤 10시 사이에만 적용됩니다.
이 시간대에 가게는 현금 결제를 거부할 수 없고, 카드 결제를 강요할 수도 없어요. 현금으로 낸다고 카드보다 더 비싸게 받는 것도 금지입니다. 이름을 fee라고 붙이든 아니든 마찬가지예요.
금액 조건도 중요합니다. 매장에서 직접 하는 거래 중 합계 300달러 미만일 때만 적용돼요.
온라인, 전화, 우편 주문은 빠집니다. 자판기나 키오스크 거래도 해당되지 않아요.
그리고 제가 처음에 본 그 샐러드 가게 같은 곳, 이게 포인트예요. 주로 매장 안에서 먹는 음식이나 음료를 파는 곳은 예외입니다.
치즈, 견과류, 사탕, 향신료처럼 한정된 고급 식품이나 specialty food를 주로 파는 가게도 빠져요. 유료 멤버십이 있어야 기름을 넣을 수 있는 주유소도 예외입니다.
코스트코 주유소를 떠올리시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회원만 쓰는 구조라서 이 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가게 입장에서 쓸 수 있는 장치도 두 개 있어요. 첫 번째는 20달러보다 큰 지폐는 거절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50달러, 100달러짜리를 내밀었다가 거절당해도 법 위반이 아니에요. 현금 쓰실 분은 20달러 이하로 챙기는 게 맞습니다.
두 번째는 현금을 선불카드로 바꿔주는 기계를 매장에 두는 경우예요. 수수료나 보증금 없이 운영해야 하고, 기계가 고장 나면 그동안은 현금을 받아야 합니다.
동전 이야기도 하나 들어갔어요. 가격을 반올림할 때 최대 4센트까지는 더 받을 수 있게 해놨습니다. 페니가 귀해진 요즘 사정을 반영한 조항으로 보여요.
위반하면 바로 벌금이 나오는 구조는 아닙니다. 주 법무장관실 소비자보호국이 먼저 최소 두 번의 시정 기회를 줘야 해요.
그래도 안 고치면 위반 건당 최대 500달러, 그 뒤에 또 어기면 건당 최대 1,000달러입니다. 원래 발의안은 5,000달러와 10,000달러였는데 심의 과정에서 크게 낮아졌어요.
그럼 보위에서 장 보는 입장에서는 뭐가 달라질까요? 낮 시간대 마트, 약국, 주유소에서 생필품을 살 때는 현금을 거절당하면 근거를 가지고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반대로 카페나 식당에서 cashless로 운영하는 건 여전히 가능해요. 밤 10시 이후 편의점에서 현금을 안 받는다고 해도 이 법으로는 따지기 어렵습니다.
예외 여부는 그 가게가 "주로" 무엇을 파느냐로 갈려요. 그래서 약국이나 마트 안에 작은 커피 코너가 있다고 해서 매장 전체가 예외가 되는 건 아니라고 보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애매하면 직원에게 먼저 물어보는 게 서로 편하고요.
셀프 계산대만 있는 매장도 한번 짚어볼 만해요. 키오스크 거래는 법 적용에서 빠지지만, 직원 계산대가 열려 있다면 그쪽에서는 현금을 받아야 하는 구조로 읽힙니다.
찬반 논리는 둘 다 일리가 있어요. 은행 계좌나 카드가 없는 주민, 카드 쓰기 불편한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보호장치입니다.
반면 소상공인 쪽에서는 현금 관리 비용과 도난 위험을 걱정해요. 주 의회 재정 분석에서도 소규모 사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meaningful"하다고 적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절충이면 합리적이라고 봐요. 생필품, 낮 시간, 300달러 미만, 20달러 지폐까지로 범위를 좁혀서 가게 부담도 꽤 줄여놨거든요.
현금을 거절당했다면 먼저 그 상품이 생필품인지, 시간대와 금액이 맞는지부터 따져보세요. 조건이 다 맞는데도 거절됐다면 메릴랜드 법무장관실 소비자보호국에 문의하는 게 순서입니다.
저는 앞으로 지갑에 20달러짜리 몇 장은 꼭 넣고 다니려고요. 카드 단말기 먹통 되는 날은 생각보다 자주 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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