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싱턴 은퇴, 마당이 발목을 잡았다 - Lexington - 1

렉싱턴에서 30년 가까이 한 집에 산 부부가 있다. 마당이 넓어서 좋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봄가을 낙엽 치우는 일도, 겨울 눈 치우는 일도 해마다 힘에 부친다. 잔디 관리 업체를 불러도 매달 나가는 돈이 적지 않고, 지붕이나 보일러 같은 큰 수리가 한 번씩 터지면 목돈이 나간다. 은퇴를 몇 년 앞두고 이런 고민을 하는 한인 가정을 렉싱턴에서 자주 만난다.

단독주택을 그대로 유지할지, 콘도나 타운홈으로 옮길지는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렉싱턴은 단독주택과 콘도의 가격 차이가 상당히 큰 동네다. Zillow 기준 2026년 렉싱턴 단독주택 평균가는 175만 달러 선이고, 콘도 중위가격은 52만 5,907달러다. 집을 줄이면서 남는 자금을 은퇴 생활비나 투자로 돌릴 여지가 생긴다는 뜻이다.

냉난방비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매사추세츠의 평균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당 28.82센트로, 전국 평균보다 60퍼센트 가까이 높다. 2026년 8월 기준 Eversource의 공급 요금은 17.32센트로 전월 대비 10.8퍼센트 올랐고, National Grid도 17.19센트로 11.8퍼센트 인상됐다. 겨울 난방까지 더하면 단독주택의 넓은 공간을 데우고 식히는 비용은 콘도나 타운홈보다 확실히 크다. 다만 히트펌프를 쓰는 가구라면 11월부터 4월 사이 Eversource는 월 70~141달러, National Grid는 월 60~120달러를 아낄 수 있는 할인 요금제가 있으니 난방 방식을 바꾸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재산세도 렉싱턴 주택을 오래 유지할지 판단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다. 렉싱턴의 2026 회계연도 주거용 세율은 1,000달러당 12.31달러이고, 중위 평가액인 140만 7,000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재산세가 1만 7,320달러 수준이다. 콘도로 옮기면 평가액 자체가 낮아지니 재산세 부담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다.

매사추세츠는 65세 이상을 위한 서킷 브레이커 세액공제 제도를 두고 있다. 2025 과세연도 기준 최대 2,820달러까지 돌려받을 수 있는데, 소득 기준이 1인 가구 7만 5,000달러, 가구주 9만 4,000달러, 부부 합산 11만 2,000달러이고 주택 평가액이 129만 8,000달러를 넘으면 대상에서 빠진다. 렉싱턴은 중위 평가액 자체가 이 상한선에 근접하는 동네라, 단독주택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 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각 타운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소득 기준 시니어 재산세 감면 제도도 새로 마련됐고, 2027 회계연도분 신청은 2026년 7월부터 시작된다. 렉싱턴 타운 assessor 사무실에 자격 조건을 직접 확인해보기 바란다.

타주에서 은퇴 후 렉싱턴으로 오는 가정이라면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재산세가 없거나 낮은 주에서 살던 감각으로 예산을 짜면 렉싱턴의 재산세와 전기요금이 예상보다 훨씬 크게 느껴질 수 있다. 학군이 좋기로 알려진 동네일수록 세율도 함께 높은 경향이 있어서, 집값만 보고 결정하기보다는 매년 나가는 재산세와 냉난방비까지 합쳐서 총 주거비를 계산해보는 편이 안전하다.

  • 단독주택 - 마당과 독립성은 유지되지만 관리비와 재산세 부담이 가장 크다
  • 타운홈 - 마당은 작아지고 HOA 비용이 생기지만 콘도보다는 대체로 저렴하다
  • 콘도 - HOA 비용이 매달 나가는 대신 외벽, 지붕 같은 큰 수리를 관리 단체가 맡는다
  • 액티브 시니어 커뮤니티(55세 이상 커뮤니티) - 눈 치우기와 잔디 관리까지 관리비에 포함돼 몸으로 하는 유지보수 부담이 가장 적다

마당 관리가 힘에 부친다면 콘도나 타운홈으로 옮기는 쪽이 관리 부담과 냉난방비 모두를 줄이는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세금과 HOA 규정은 개별 상황과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부동산 전문가와 세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 이 글은 투자·법률 조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