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표범 학대해놓고 '돈 많다' 비웃던 남성, 연방 검찰 기소 - Honolulu - 1

하와이 마우이섬의 푸른 라하이나에서 얼마전에 들려온 뉴스에 저도 모르게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습니다.

멸종위기 바다표범에게 돌을 던진 남성이 결국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는 소식인데, 뉴스 보면서 "왜 저러나, 꼴 좋다!"라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더군요.

사건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워싱턴주에 산다는 38세의 이고르 리트빈척이라는 남자가 해변을 한가롭게 거닐던 하와이안 몽크실(하와이안 바다표범)을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더니 주변에 널려 있던 커다란 돌맹이를 집어 들고는 바다표범의 머리를 향해 풀스윙으로 던진 겁니다.

정말 천만다행으로 돌이 스쳐 지나가 직접 맞지는 않았지만, 무방비 상태로 쉬고 있던 바다표범은 놀라 물속으로 거칠게 뛰어들어야 했습니다.

진짜 사람들의 피를 거꾸로 솟게 만든 건 그 다음 행동이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경악해서 "당장 멈춰라, 경찰에 신고하겠다"라고 소리를 지르자, 이 남자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피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신고해 봐, 난 벌금 얼마든지 낼 만큼 돈 많으니까."

영화 속 삼류 악당도 거를 법한 이 오만하고 무식한 멘트가 현실에서 나오다니요.

돈 좀 있다고 자연과 생명을 자기 발밑으로 본 모양인데, 그가 건드린 '하와이안 몽크실'은 1,600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초희귀종입니다.

여기 해변에 가보면 이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엎어지면 코 닿을 데마다 '접근 금지' 표지판이 있습니다.

멀리서 눈으로만 담고 숨소리조차 조심해야 하는 하와이의 소중한 이웃이자 보물인 셈이죠.

현지 주민들에게 이 바다표범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그런 귀한 존재인데 돈 많다고 벌금 내면 되잖아 하면서 돌을 던졌으니,민심이 뒤집어진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미국 연방법은 이 남자의 생각처럼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돈으로 해결하면 되지"라며 으스대던 리트빈척은 결국 미국 연방 검찰에 의해 '해양포유류보호법'과 '멸종위기종보호법' 위반 혐의로 정식 기소됐습니다.

미국은 야생동물, 특히 멸종위기종을 건드리는 행위에 대해 자비가 없기로 유명합니다.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이 남자는 징역형의 실형을 살며 감옥가야 할 수도 있고, 그가 그토록 자랑하던 돈은 수억 원에 달하는 벌금과 재판 비용으로 탕진하게 생겼습니다. 그야말로 '금융 치료'와 '감옥 체험'을 세트로 받게 된 것입니다.

참 씁쓸하면서도 고소한 사건입니다. 하와이 같은 휴양지에 와서 대자연을 즐기기도 바쁜데 최소한의 예의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돈이면 생명의 가치도 살 수 있고, 법의 심판도 피해 갈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그 오만함의 대가가 얼마나 무거운지 이번 기회에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의 연방법이 그 대단하신 양반 지갑을 탈탈 털어주길, 그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야생동물을 장난감처럼 여기는 무개념 관광객들이 싹 사라지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바다표범아, 깜짝 놀랐지? 이제 그 나쁜 아저씨 벌 받으러 갔으니까 발 뻗고 편히 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