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고 가전 사도 되는 것과 절대 사면 안 되는 것 - Cheyenne - 1

지난 주말에 옆집 사는 친구가 마당 세일에서 중고 세탁기를 사 왔다면서 신나서 자랑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같은 자리에 있던 다른 친구는 중고 매트리스만큼은 절대 사면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치는 거예요.

둘 다 중고인데 왜 하나는 괜찮고 하나는 안 된다는 건지, 그 기준이 궁금해서 좀 파봤습니다.

중고 가전은 새 제품보다 30에서 50퍼센트 정도 싸게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흔하지만, 품목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갈립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도 되는 것과 절대 안 되는 것이 꽤 뚜렷하게 나뉘어 있습니다.

먼저 세탁기와 건조기는 너무 오래되지 않고 작동만 제대로 된다면 중고로 사도 괜찮은 편입니다.

다만 세탁기는 드럼 안쪽과 도어 고무 패킹 부분에 곰팡이가 자주 생기니, 문을 열어서 냄새부터 맡아보고 패킹을 살짝 젖혀서 안쪽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건조기는 히팅 부품이나 온도 센서가 나가면 건조 시간이 길어지고, 먼지가 쌓이면 화재 위험까지 있으니 내부 먼지통과 배기구 상태를 꼭 확인해야 해요.

세탁기든 건조기든 사기 전에 판매자에게 부탁해서 전원을 꽂고 한 사이클을 실제로 돌려달라고 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가스레인지나 전기레인지 같은 스토브류는 의외로 수십 년을 버티는 물건이라 중고로도 무난한 축에 속합니다.

버너 그레이트와 고무 실링만 멀쩡하면 되니, 표면에 깊은 스크래치가 있는지 정도만 살펴보면 됩니다.

반면 냉장고는 조금 애매한 위치에 있는 가전입니다.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는 고장 나면 수리비가 상당히 나오는 편이라, 중고로 살 때는 아이스메이커가 실제로 얼음을 만드는지부터 직접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거기다 2000년 이전에 나온 냉장고는 연간 1000에서 1500킬로와트시나 되는 전기를 먹는데, 요즘 에너지스타 인증 냉장고는 그 3분의 1도 안 되는 전기만 씁니다.

초기 구매 가격은 싸게 건졌어도 매달 전기요금 고지서로 그 차액을 도로 물어내는 셈이니, 냉장고만큼은 연식을 꼭 따져봐야 합니다.

개인 판매자보다는 리퍼브 가전을 전문으로 파는 업체를 통하는 것도 방법인데, 이런 곳은 기본적인 점검을 거치고 짧게라도 보증을 붙여주는 경우가 많아서 훨씬 안심이 됩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살 만한 축인데, 절대 손대면 안 되는 물건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매트리스입니다.

중고 매트리스에는 평균적으로 천만 마리에 달하는 먼지 진드기가 산다는 조사 결과가 있고, 매트리스 두께가 25에서 35센티미터나 되다 보니 겉면만 청소해서는 속까지 손이 닿지도 않습니다.

거기다 베드버그까지 딸려 오면 방역 처리 비용만 500달러에서 2000달러까지 나갈 수 있다고 하니, 이건 아무리 절약이 목적이어도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셈이죠.

다른 하나는 카시트입니다.

카시트는 제조일로부터 보통 6년에서 10년이면 수명이 끝나는 데다, 중고로 사면 예전에 사고가 난 적이 있는지, 리콜 대상인지를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충격을 한 번 받은 카시트는 내부 구조가 손상됐을 수 있어서, 저는 이건 개인적으로 아무리 상태가 좋아 보여도 절대 중고로 안 사는 쪽입니다.

중고 가전이나 아이 용품을 알아볼 때는 CPSC 공식 홈페이지에서 리콜 이력부터 검색해 보는 습관을 들이시길 권해드려요.

제품은 판매된 지 3년, 5년, 심지어 10년이 지나서도 리콜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몇 분만 투자하면 돈도 아끼고 마음도 편해집니다.

결국 정리하면 세탁기, 건조기, 스토브는 꼼꼼히 살펴보고 사도 되지만, 매트리스와 카시트만큼은 아무리 저렴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게 맞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