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해리스 카운티 공공 병원 Ben Taub Hospital - Houston - 1

미국에 살다 직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건강보험이 잠시 끊긴 경우에는 몸이 아파도 병원 가기가 망설여지죠.

휴스턴에 사는 분들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꼭 알아두면 좋은 곳이 바로 해리스 헬스 시스템(Harris Health System)과 벤 타우브 병원(Ben Taub Hospital)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공공병원이라고 해서 시설이 오래됐거나 진료 수준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휴스턴 공공의료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었고, 응급의료 분야에서는 오히려 텍사스에서도 손꼽히는 병원이었습니다.

벤 타우브 병원은 1963년에 문을 연 병원으로, 텍사스 메디컬 센터 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레벨 I 외상센터(Level I Trauma Center)로 지정되어 있어 교통사고나 총기 사고, 중증 외상 환자들이 가장 많이 이송되는 병원 가운데 하나입니다.

응급실은 24시간 운영되며, 위급한 환자를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베일러 의과대학(Baylor College of Medicine)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교육병원이라는 것입니다.

의대 교수와 전문의들이 진료와 교육을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의료 수준도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응급의학뿐 아니라 내과, 외과, 산부인과, 정신건강, 소아과 등 다양한 진료과를 운영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이 폭넓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휴스턴 해리스 카운티 공공 병원 Ben Taub Hospital - Houston - 2

벤 타우브 병원만 운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해리스 헬스 시스템은 린든 B. 존슨 병원(Lyndon B. Johnson Hospital)을 비롯해 휴스턴 곳곳의 지역 클리닉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클리닉에서 진료를 받고 필요한 경우 큰 병원으로 연계되는 시스템이라 의료 접근성이 좋은 편입니다.

많은 한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역시 비용일 것입니다. 미국 병원비는 워낙 비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 병원 가는 것 자체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해리스 헬스 시스템은 공공의료기관인 만큼 보험이 없거나 소득이 낮은 주민들에게 소득 수준에 따라 진료비를 조정해 주는 슬라이딩 스케일(Sliding Scale Fee)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제도입니다.

또 반가운 점은 한국어를 포함한 다국어 통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병원에서 영어 때문에 진료받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통역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심리적인 부담이 많이 줄어듭니다.

물론 공공병원이다 보니 단점도 있습니다. 외래 진료 예약은 일반 사설 병원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고, 인기 있는 전문 진료과는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응급상황에서는 보험 유무와 관계없이 먼저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이후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도 받을 수 있습니다.

휴스턴은 미국에서도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도시입니다. 다양한 인종과 이민자들이 함께 살아가는 만큼 누구나 최소한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공의료 시스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해리스 헬스 시스템은 바로 그런 의료 안전망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혹시 휴스턴으로 이주를 준비하고 있거나, 아직 건강보험이 없는 상황이라면 해리스 헬스 시스템과 벤 타우브 병원은 한 번쯤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아프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지역 공공병원 정보를 미리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