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총 AK-47 과 미국 총기문화  - Ridgefield - 1

얼마 전 신문 기사 제목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총"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 끝까지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정답은 다들 짐작하시는 그 총, AK-47이었습니다. 소형화기 관련 국제 조사기관인 스몰암스서베이 추산으로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7천만 정에서 1억 정 사이가 만들어졌다고 하니, 지구에 사는 사람 60명 중 1명 꼴로 이 총을 가진 셈이라는 계산도 나오더군요.

다만 미국 안에서만 놓고 보면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미국 민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널리 퍼진 총은 AR-15 계열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는 AK-4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생산된 자동소총이지만, 정작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이 총을 두고 아예 미국의 총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고 하니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그 다음 대목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총을 가진 가구 비율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1959년에는 미국 가구의 49퍼센트가 총을 갖고 있다고 답했는데, 2025년 조사에서는 그 수치가 36퍼센트까지 내려왔습니다.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총 가진 집이 꾸준히 줄어온 셈입니다.

그럼 총 자체가 사라지고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총기 판매량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두 가지를 같이 놓고 보면 답은 하나로 모아집니다. 총을 가진 사람 수는 줄었는데, 총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총을 사 모으고 있다는 뜻입니다.

한 사람이 한 정만 갖고 사는 시대에서, 소수가 여러 정을 갖는 시대로 바뀌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총 이야기보다 사람 사는 모습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뭐든 필요한 만큼만 갖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나를 가지면 둘을 갖고 싶어지는 사람도 있는 법이니까요. 물건이든 취미든, 한번 손대기 시작하면 끝을 모르고 늘려가는 게 사람 마음이더군요.

저는 오래전부터 집안에 물건 하나 들이는 것도 꽤 신중하게 따지는 편입니다.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사들인 물건치고 끝까지 제 몫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뭔가 새로 살 때마다 스스로에게 한 번 더 묻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이게 정말 필요해서 사는 건지, 아니면 그냥 가지고 싶어서 사는 건지 하고 말입니다. 적게 갖고도 아쉬운 줄 모르고 사는 게 결국 남는 살림이라는 게 제 오랜 지론입니다.

총기 문제는 미국에서 워낙 민감한 주제라 정치적으로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습니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쪽도, 개인의 권리를 지켜야 한다는 쪽도 저마다 근거가 뚜렷해서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 통계를 보면서 든 생각은, 이 문제가 단순히 총이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적은 사람에게 집중되는 현상 자체를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물음에 더 가깝다는 점이었습니다.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총기 소유에 대한 생각은 집집마다 다릅니다. 사업체를 운영하시면서 안전을 위해 갖고 있다는 분도 계시고, 애초에 집에 두는 것 자체가 마음에 부담스럽다는 분도 계십니다.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 할 문제는 아니고, 각자 사정과 가치관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는 거라고 봅니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건, 물건이든 무기든 많이 쌓아둔다고 마음이 더 든든해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꼭 필요한 만큼만 곁에 두고 사는 편이 몸도 마음도 가볍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총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살림살이 이야기로 흘러갔습니다만,

따지고 보면 다 같은 맥락 아닌가 싶습니다. 무엇을 얼마나 갖고 사느냐보다, 가진 것을 어떻게 쓰고 관리하느냐가 결국 더 중요한 문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