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출산 했다가 평생 미국 입국 금지될 수도 있다는데 - Los Angeles - 1

미국에 오랜 기간 거주하다 보면 가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뉴스들을 접하곤 합니다.

최근 미국 연방 국무부가 원정출산(Birth Tourism) 알선 네트워크를 적발하고, 관련된 외국인 수백 명의 비자를 취소했다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원정출산 말은 여러번 들었는데 영어로는 Birth Tourism이라고 하는것도 처음 알았네요.

저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LA는 미국 내에서도 이민자 비율이 특히 높은 도시로,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곳입니다.

그렇다 보니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하여 학업에 정진하고, 열심히 일하며, 사업을 일구어 정착해 나가는 수많은 이웃을 매일 마주하게 됩니다.

이러한 분들은 비자 신청 단계부터 영주권, 시민권을 취득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며 정당한 절차를 밟아 나갑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로 출산을 이용하려 합니다.

관광 비자를 받아 입국한 뒤 미국에서 아이를 낳아 그 아이가 미국 시민권을 받는 방식입니다.

물론 미국 수정헌법 제14조에 따라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아이는 시민권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서 문제는 시민권 제도가 아니라 출산이라는 목적을 숨긴 채 관광 비자를 부정하게 이용하는 행위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주변에서 많은 분이 "임신한 상태로 비자를 신청하면 미국 정부가 알아차리지 못하느냐"라고 묻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 비자 심사관들은 생각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방대한 정보를 검토합니다.

인터뷰 내용부터 구체적인 체류 계획, 재정 상태, 과거 여행 기록, 병원 예약 여부, 체류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합니다.

단순히 임신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출산 자체가 주된 방문 목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비자 발급은 거부될 수 있습니다.

이미 미국 정부는 2020년부터 원정출산을 목적으로 한 관광 비자 발급을 공식적으로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알선 조직들은 단순히 여행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미국 현지 병원 연계, 숙소 제공, 비자 인터뷰 모범 답안 교육, 서류 조작 방법 안내 등 매우 체계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이를 명백한 '비자 사기(Visa Fraud)'로 규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번 조치에서 핵심 브로커들에게 '영구 입국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고 합니다.

미국은 이민 시스템 기만 행위를 엄중한 범죄로 취급합니다. 이민 사기 기록이 남게 되면, 향후 비자 발급이나 입국 심사 과정에서 평생 치명적인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일각에서는 "아이 하나 낳는 것이 무슨 큰 문제냐"라고 가볍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관점은 전혀 다릅니다.

미국 비자는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아니라 정부가 부여하는 '허가'입니다. 관광 비자는 문자 그대로 관광, 친지 방문, 비즈니스 미팅 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시민권 취득을 우회하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학생 비자를 받아놓고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면 당연히 문제가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관광 비자를 받아 입국해 놓고 실제 목적이 출산이라면 이 또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핵심은 '출산 행위 자체'가 아니라, '비자의 발급 목적과 실제 행동이 일치하느냐'입니다.

LA에서 생활하다 보면 합법적인 절차를 밟는 사람들에게는 폭넓은 기회가 열려 있지만, 제도의 맹점을 악용하려는 시도는 단호합니다. 이번 원정출산 비자 취소 조치 역시 이러한 원칙 중심의 흐름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입국하기를 원한다면 정당한 사유를 바탕으로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현명한 방법입니다.

정부가 앞으로 비자 심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원정출산을 목적으로 비자를 악용하는 행위는 이제 없어질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