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노티스 안 지키고 그만두면 벌어지는 진짜 후폭풍 - Palisades Park - 1

회사 다니다가 진짜 화나는 일 있으면 그냥 내일부터 안 나갈까 싶을 때 있죠. 특히 상사한테 어이없는 소리 들은 날이면 그 마음이 더 굴뚝같아지고요.

실제로 주변에서 사표도 안 내고 그냥 통보만 하고 나가버린 사람 얘기,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럴 때마다 궁금해지는 게 하나 있습니다. 2주 노티스 안 지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걸까 하는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국에서 2주 전에 퇴사 통보를 해야 한다는 연방법이나 주법은 없습니다.

미국 대부분 주는 임의고용 원칙, 이른바 앳윌 원칙을 따르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 원칙에 따르면 회사도 특별한 이유 없이 언제든 직원을 해고할 수 있고, 직원도 언제든 마음대로 그만둘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이유를 밝힐 의무조차 없다는 게 이 원칙의 핵심입니다.

서로 얽매이는 계약이 없다면 권리가 양쪽 다 똑같이 열려 있는 셈입니다.

재밌게도 몬태나주 하나만 예외입니다. 수습 기간이 끝난 뒤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해놨습니다.

그러니 2주 노티스라는 건 법이 아니라 오랫동안 굳어진 업계 관행이자 예의에 가깝습니다.

다만 근로계약서에 퇴사 통보 기간이 따로 명시돼 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 경우엔 법적으로 지켜야 하는 의무가 됩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이런 조항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두는 게 좋습니다.

회사 취업규칙이나 직원 핸드북에 2주 전에 통보할 것이라고 적혀 있어도 이건 대부분 권고 사항 수준이지 강제 조항은 아닙니다.

그럼 법적으로 문제없으니 그냥 편하게 안 지켜도 되는 걸까, 여기서부터가 진짜 궁금한 부분이죠.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법적 의무는 없어도 실질적인 불이익은 분명히 존재하거든요.

가장 먼저 체감되는 건 마지막 월급 받는 시점입니다. 며칠 차이라도 당장 생활비 계획을 세워야 하는 입장에서는 은근히 크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캘리포니아는 사전 통보 없이 그만둔 직원에게는 72시간 안에 마지막 임금을 지급하도록 회사에 의무를 지웁니다. 통보를 했을 땐 오히려 마지막 근무일 당일 바로 정산해야 하는 쪽이라 기준이 다릅니다.

텍사스처럼 자진 퇴사일 경우엔 통보 여부와 상관없이 다음 정기 급여일까지 기다려야 하는 주도 있습니다.

반대로 앨라배마, 플로리다, 조지아, 미시시피처럼 마지막 월급 지급 시기에 대한 별도 주법 자체가 없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차이를 모르고 있다가 마지막 정산 때 당황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렇게 주마다 규정이 워낙 제각각이라 자기가 일하는 주 노동청 사이트에서 규정 정도는 미리 확인해두는 게 손해 안 보는 길입니다.

두 번째로 크게 걸리는 건 재입사 자격입니다. 상당수 회사가 내부 규정으로 2주 노티스 지키고 나간 직원만 향후 재채용 대상으로 못 박아 둡니다.

지금 당장은 이 회사 다시 안 다닐 것 같아도, 몇 년 뒤 사정이 바뀌어서 다시 지원하고 싶어질 수도 있는 노릇입니다.

급하게 나가버리면 그 회사 문은 앞으로 완전히 닫힌다고 보시면 됩니다. 오랫동안 쌓아온 동료들과의 관계까지 한순간에 서먹해질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세 번째는 실업급여 문제입니다. 자발적으로 퇴사한 경우는 원칙적으로 실업급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근무 환경과 직접 관련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면 예외적으로 받을 길이 열리긴 합니다.

다만 이 정당한 사유 인정 기준이 생각보다 까다로워서 그냥 다니기 싫었다 정도로는 통과되기 어렵습니다. 임금 체불이나 괴롭힘처럼 근무 환경과 직결된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인정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시 못 할 게 평판과 레퍼런스입니다. 최근 설문에서는 채용 담당자 열에 여덟 명꼴로 통보 없이 그만둔 지원자를 부정적으로 본다고 답했습니다.

나중에 전 직장 상사한테 레퍼런스를 부탁했을 때 재직 기간만 확인해줄 수 있다는 식의 냉담한 답을 받을 가능성도 커집니다.

요즘 들어 사표도 안 쓰고 그냥 나가버리는 경우가 꽤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직장인 절반 가까이가 본인이 그랬거나 동료가 그렇게 나가는 걸 본 적 있다고 답했을 정도입니다.

그 이유가 돈 문제보다는 힘든 상사나 번아웃, 인정받지 못한다는 서운함 쪽이 더 크다고 하니 마음은 십분 이해가 갑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조사 결과도 함께 나왔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화가 나도 이메일 한 통 정도는 정중하게 남기고 나오는 쪽을 권하고 싶습니다.

인수인계 자료 한두 장만 정리해둬도 나중에 서로 얼굴 붉힐 일이 확 줄어듭니다.

당장은 후련해도 다음 이력서에 그 회사 이름과 상사 이름을 적을 날이 반드시 오니까요. 그 순간의 통쾌함보다 앞으로의 평판 관리가 훨씬 오래간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법이 강제하지 않는다고 그게 곧 아무 손해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걸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