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놀룰루에 처음 이사 왔을 때만 해도 "여기는 섬이니까 교통이 한가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살아보니 가장 크게 놀란 것이 바로 교통 체증이었습니다. 바다도 예쁘고 날씨도 좋지만, 출퇴근 시간만 되면 차들이 꼼짝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여행와서 느낀 트래픽은 별로 신경이 안쓰였는데 막상 와서 살아보니까 정말 심하게 느껴지는듯 했습니다.
2025년 기준으로 호놀룰루 교통 혼잡도는 50.5%에 달한다고 합니다. 운전자 한 사람이 러시아워 때문에 1년에 평균 88시간을 길 위에서 허비한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 미국 엘에이나 뉴욕같은 대도시들만 교통이 막히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호놀룰루도 전국 상위권 혼잡 도시 중 하나입니다.
살다 보면 왜 그런지 금방 알게 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 때문입니다.
본토 도시들은 도로를 새로 만들거나 외곽으로 확장할 공간이 있지만, 오아후 섬은 그렇지 않습니다. 바다는 바다고 산은 산이라 도로를 무한정 늘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인구는 계속 유지되고 차량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교통 체증이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관광객까지 더해집니다. 지난해 하와이를 찾은 관광객 수가 960만 명을 넘었다고 하는데, 많은 관광객들이 렌터카를 이용합니다. 와이키키에 머무는 관광객들이 다이아몬드 헤드에 가고, 노스쇼어에 가고, 하나우마 베이에 가고, 쇼핑몰을 방문하면서 모두 같은 도로를 사용합니다.
문제는 이 차량들이 관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 이동 경로와 겹친다는 점입니다.
아침에는 주민들이 출근하고 관광객들은 관광지로 이동합니다. 오후에는 주민들이 퇴근하고 관광객들은 호텔로 돌아갑니다. 결국 하루 종일 도로가 쉬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아주 관광객들과 섞이는 경로에 들어가면 답답할지경이 됩니다.

특히 답답하게 느끼는 곳은 공항 주변과 와이키키 인근입니다.
관광 성수기가 되면 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리는 차량과 호텔 셔틀, 우버 차량, 관광버스가 한꺼번에 몰립니다. 평소 20분이면 갈 거리가 40~50분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버도 교통량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관광객들은 낯선 지역에서 운전하기보다 우버를 많이 이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관광 시즌에는 우버 기사들도 크게 늘어납니다. 공항과 호텔, 쇼핑센터 앞에서 승객을 태우고 내리는 차량들이 계속 몰리면서 교통 흐름이 더 느려지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결국 대중교통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광객들이 공항에서 와이키키까지, 그리고 주요 관광지까지 자동차 없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렌터카 수요도 줄고 도로 부담도 줄어들 것입니다.
현재 레일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 주요 관광지와 완전히 연결되지 않아 체감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장기적으로 노선이 확대된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성수기 관광버스 운행 확대와 공항-와이키키 전용 교통 대책도 필요해 보입니다.
하와이는 여전히 아름다운 섬입니다. 하지만 주민 입장에서 보면 집값 다음으로 자주 나오는 불만이 바로 교통 문제입니다.
관광 산업은 하와이 경제의 중요한 축이지만, 주민들의 일상까지 불편해질 정도라면 이제는 보다 현실적인 교통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뭐 이렇게 푸념한다고 바뀌는것은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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