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프링스 살면서 느낀 장점과 한인 인프라 문제점  - Palm Springs - 1

아무래도 나이가 50대 가까워지면서 은퇴할 나이도 가까워지니까 팜스프링스로 이주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많은 미국 사람들이 은퇴하면 팜스프링스 가서 살아볼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날씨 좋고 집값도 LA보다 부담이 덜하고 무엇보다 눈이 내리는 추위가 거의 없는곳이거든요.

그런데 막상 살다보면 좋은 점도 확실하지만 불편한 점도 분명한 동네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있는 그대로 한번 말씀드려볼게요.

먼저 장점부터 이야기하면, 제일 큰 건 역시 날씨입니다.

1년 대부분이 맑은 하늘이고 겨울에도 낮에는 20도 안팎이라 정말 살기 편합니다.

겨울에 꽁꽁 얼 일도 거의 없고, 비도 많이 안 오니까 관절이 안 좋으신 어르신들이나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는 분들은 만족도가 높다고 하시더라고요.

두 번째는 교통 스트레스가 거의 없습니다. LA에서 10마일 가는데 한 시간 걸리는 경험 다들 해보셨잖아요.

그런데 팜스프링스는 웬만한 곳은 차로 10~20분이면 도착합니다. 출퇴근 때문에 매일 길에서 시간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많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특히 재택근무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더욱 장점이 될 수 있겠죠.

또 하나는 자연환경입니다. 가까이에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샌하신토 산, 인디언 캐니언 같은 명소가 있어서 주말마다 하이킹이나 드라이브 가기 정말 좋습니다. 골프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기가 천국이다"라고 할 정도로 골프장이 많고, 자전거나 테니스 즐기기에도 좋은 환경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좀 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느끼는 게 한인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팜스프링스 살면서 느낀 장점과 한인 인프라 문제점  - Palm Springs - 2

LA나 오렌지카운티처럼 H마트 가고, 순두부 먹고, 한국 병원 가는 생활을 생각하시면 조금 답답할 수 있습니다.

한인 마트나 한식당 숫자가 많지 않고, 한국어 가능한 병원이나 전문직도 선택의 폭이 좁습니다.

결국 날잡고 치노쪽 H 마트나 사람만나러 LA까지 나가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깜짝 놀라는 게 여름 전기요금입니다. 6월부터 9월까지는 기온이 섭씨로 38도, 40도를 넘는 날이 계속 이어집니다.

여기 살면 에어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전기요금이 500달러에서 집이 2층에 큰 집이면 1,000달러 이상 나오는 집도 흔합니다. 집값만 보고 "생각보다 싸네" 했다가 전기요금 보고 놀라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직장도 생각해야 합니다. 팜스프링스는 관광과 리조트 산업이 중심이라 호텔, 의료, 서비스업 일자리는 있지만, 한인들이 많이 일하는 IT나 물류, 제조업은 많지 않습니다. 은퇴 생활이나 원격근무는 잘 맞지만, 현지에서 새로 직장을 구하려는 분들은 미리 시장을 조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팜스프링스에서 집을 볼 때 꼭 확인해야 하는 것이 토지 리스(Land Lease)입니다. 이 지역에는 아과 칼리엔테(Agua Caliente) 인디언 부족 소유의 땅 위에 지어진 주택이 적지 않습니다.

집은 내가 소유하지만, 땅은 일정 기간 임대하는 구조라 매달 또는 매년 토지 임대료를 내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시세보다 유난히 저렴한 집을 발견했다면 계약 전에 반드시 "Is this a land lease property?"라고 확인하고, 토지 임대료와 리스 만료 시점까지 함께 꼼꼼히 살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 생각에는 팜스프링스는 누구에게나 맞는 도시는 아닙니다. 하지만 은퇴 후 조용하게 살고 싶고 여유로운 생활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매력적인 곳입니다.

반대로 한인 커뮤니티와 한국 음식, 다양한 일자리, 대도시의 편리함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면 조금 심심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사는 집값보다 내 생활방식에 맞는 도시를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곳이 바로 팜스프링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