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지에서 실제로 겪는 모기 문제와 목화솜 알러지  - Anchorage - 1

알래스카가 일 년 내내 춥다고 해서 벌레가 아예 없을 거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오히려 앵커리지의 여름철 모기 이야기를 모르고 무방비 상태로 방문했다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에 큰 충격을 받는 분들이 많습니다.

알래스카의 모기는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철인 6월에서 8월 사이, 특히 늪지대나 습한 숲길 주변으로 가면 모기 떼의 규모가 엄청납니다.

추가치 주립공원(Chugach State Park) 같은 곳으로 가벼운 트레일 하이킹을 떠날 때, 방충제 없이 나섰다가는 온몸이 모기에 물려 고생하기 십상입니다. 이 때문에 강력한 DEET 성분이 포함된 방충제는 알래스카 여름 아웃도어 활동의 필수품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앵커리지 여름의 또 다른 복병은 바로 목화솜 날림 현상입니다. 이곳에 흔한 코튼우드(Cottonwood) 나무에서 흰 솜털이 대량으로 날리는 시기가 있는데, 주로 6월 한 달 동안 집중됩니다. 바람이 불면 마치 한겨울에 눈이 내리는 것처럼 흰 솜들이 하늘을 뒤덮어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꽤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꽃가루나 먼지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에게는 힘든 시기입니다. 연신 재채기와 콧물, 눈 가려움증으로 고생하게 되며, 천식 증상이 있는 경우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 시기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줄이거나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 외에 최근 알래스카에서 조금씩 주목받고 있는 진드기(Tick) 문제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알래스카 주 보건당국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라임병을 매개하는 사슴진드기 등은 알래스카 내에서 자생하여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최근 외부 유입이나 기후 변화로 인해 외래종 진드기들이 관찰되는 추세이며, 야생 무스에게 심각한 털 빠짐과 빈혈을 유발하는 무스 겨울 진드기(Moose winter tick)의 유입도 주의 깊게 감시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무스 진드기는 사람을 잘 물지 않아 인체 해가 거의 없지만, 풀숲이나 트레일을 걸은 후에는 옷과 몸에 진드기가 붙지 않았는지 털어내고 확인하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알래스카에는 뱀이 살지 않습니다. 사실 이건 좋아요.

미국 50개 주 중에서 야생 뱀이 단 한 마리도 살지 않는 유일한 주가 바로 알래스카입니다. 

변온동물인 뱀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지 못해 외부 열원에 의존해야 합니다. 하지만 알래스카는 겨울이 너무 길고 혹독하게 추우며, 여름이 짧아 뱀이 번식하고 생존할 수 있는 기후 조건이 되지 않습니다. 뱀뿐만 아니라 도마뱀이나 거북 같은 육상 파충류도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살때 야생동물과의 무분별한 접촉을 피하고 기본 방역 수칙만 잘 지킨다면 크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앵커리지의 여름은 대자연이 주는 감동만큼이나 모기와 목화솜이라는 복병이 확실히 존재하는 시기입니다.

이 지역으로 여행이나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면, 철저한 방충 준비와 알레르기 상비약을 챙겨 현지 생활의 첫 단추를 순조롭게 끼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