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래스카에는 카지노가 없습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앵커리지에 오신 분들은 가끔 헷갈려 하곤 합니다.
알라스카 크루즈에서는 관광 유람선 타고 카지노 처럼 배안에서 겜블을 할 수 있지만 알래스카 주 땅에서는 도박이 불법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특성상 도심 어딘가에는 당연히 화려한 카지노가 있겠지 하셨겠지만, 알래스카는 예외입니다.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주나 이웃한 워싱턴주 등 다른 지역과는 법 체계가 완전히 다릅니다.심지어 미국 다른 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주민 부족 카지노(Tribal casino)조차도 알래스카에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게 알래스카 원주민들의 불만이라고 듣기는 했습니다. (본토에서는 인디언 카지노가 인디언 부족의 엄청난 수입원이라서 금맥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렇다보니 알래스카에서 합법적인 도박 행위는 매우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이루어집니다.
비영리 단체가 주최하는 자선 행사에서 가볍게 진행하는 빙고 게임이나 아주 소규모의 추첨 게임 정도만 허용될 뿐입니다.
게다가 많은 분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주 정부 복권(Lottery)조차도 알래스카에서는 운영하지 않습니다. 이 또한 아주 특이한 점입니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재원 마련을 위해 주 복권을 발행하지만 알래스카는 예외입니다.
복권을 사러 세븐일레븐이나 주유소에 가던 미국사람들의 일상이 이곳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곳 사람들은 도박이나 카지노 없이 어떻게 여가 생활을 보낼까요?
앵커리지는 자연 속에서 즐기는 레저 문화가 워낙 풍부해서 카지노의 빈자리를 다른 건강한 활동들이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봄과 여름에는 하이킹과 연어 낚시를 즐기고, 겨울에는 스키와 스노모빌을 타는 것이 앵커리지 레저 생활의 핵심입니다.
이곳 한인 커뮤니티 안에서도 주말마다 모여 사냥이나 낚시, 등산을 떠나는 자연 레저 활동 모임이 아주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인위적인 불빛과 도박 기계 소리 대신 광활한 대자연을 즐기는 문화가 이곳에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화려한 유흥 거리는 없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가족들과 건강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행성 오락 시설인 카지노가 없는 알래스카의 청정함이 오히려 반갑습니다.
앵커리지의 진짜 매력은 건물 안이 아니라 문을 열고 나가면 펼쳐지는 눈부신 자연 속에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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