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지 집값 5년간 완만한 상승 - Anchorage - 1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최근 5년 주택 시장 흐름을 지표로 보면, 전국 평균과는 다소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질로우 자료 기준으로 앵커리지 지역 중위 주택가격은 2021년 초 약 33만 달러 수준에서 최근 약 40만 달러 안팎까지 올라, 5년간 누적 상승률은 대략 21% 정도로 파악된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누적 상승률이 35에서 45퍼센트 선으로 집계되는 것과 비교하면, 앵커리지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흐름을 보인 편이다. 대도시권이나 썬벨트 지역과 비교하면 상승 속도가 눈에 띄게 느린 편에 속한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에서 2022년 팬데믹 시기에도 앵커리지는 전국적인 급등 열기에 비해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연준의 금리 인상기에는 거래량이 줄고 가격 상승세도 눈에 띄게 둔화되었으며, 2024년 이후로는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며 안정화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이런 완만한 흐름의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겹쳐 있다. 알래스카는 최근 몇 년간 인구가 순유출되는 추세이고, 오일과 가스 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 경제 특성상 일자리 증가 폭도 다른 썬벨트 지역만큼 크지 않았다. 군 기지 이전이나 파견 근무자의 유출입이 지역 수요에 영향을 주는 점도 앵커리지 시장의 특징 중 하나다.

다만 최근 시장을 보면 공급이 여전히 넉넉하지 않은 편이라 가격이 크게 조정되지는 않는 흐름이 나타난다. 신규 주택 공급이 제한적인 지역이다 보니, 수요가 폭발적이지 않아도 가격 하방 압력 또한 크지 않은 편이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인구와 산업 기반이 뚜렷하게 확장되지 않는 한 앵커리지 주택 시장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금리 흐름과 지역 고용 지표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인 가구 입장에서는 앵커리지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시장으로 여겨질 수 있다. 다만 렌트 수익률이나 재판매 시점의 유동성은 대도시권보다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실거주 목적인지 투자 목적인지에 따라 접근 방식을 다르게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정착 초기에 학군이나 커뮤니티 접근성을 우선한다면 시세 상승률보다 생활 인프라를 먼저 살펴보는 편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 특유의 겨울철 생활 여건도 함께 고려할 부분이다.

전국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보면 앵커리지의 위치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애리조나나 텍사스의 신흥 썬벨트 도시들이 5년간 50퍼센트 이상 오른 반면, 앵커리지처럼 인구 순유출이 이어진 지역은 20퍼센트대 상승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편차는 결국 인구 이동 방향이 주택 시장을 얼마나 크게 좌우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읽힌다.

모기지 금리 흐름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다. 2021년 3퍼센트대였던 30년 고정금리가 한때 7퍼센트대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서서히 낮아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앵커리지처럼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시장에서는 금리 변화가 매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관찰된다.

결국 앵커리지는 화려한 시세 차익보다는 안정적인 실거주에 방점을 둔 시장으로 볼 수 있다. 매수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면 지역 고용 지표와 인구 통계 변화를 함께 참고하며 여유 있게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임대차 시장 흐름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매가 상승 속도가 완만했던 만큼 렌트 시세 역시 다른 대도시권보다 크게 뛰지 않은 편이며, 이는 신규 이주 가구가 초기 정착 단계에서 렌트를 선택하는 부담을 다소 줄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해온 것으로 보인다.

연방주택금융청 주택가격지수 자료를 참고해보면 알래스카 전체가 미국 내에서도 상승률이 낮은 편에 속하는 주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이는 앵커리지만의 특수한 현상이라기보다 주 전체 경제 구조와 인구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타주 이주를 고려하는 한인 가구라면 앵커리지의 낮은 상승률을 단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진입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으로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대도시권의 급등한 가격대에 부담을 느끼는 가구라면 한 번쯤 비교 대상으로 넣어볼 만한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