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민 와서 퀸즈에 30년전 처음 도착했던 날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뉴욕이라고 하면 대부분 맨해튼의 빌딩 숲이나 타임스스퀘어의 화려한 불빛을 떠올리지만, 제가 마주한 퀸즈빌리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낮은 단독주택들이 이어지고, 잘 정리된 잔디밭이 보이고,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평범한 동네였습니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조용해서 여기가 정말 뉴욕이 맞나 싶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분주해지고. 소방차 지나갈때 시끄러운 소음에도 익숙해지는 그런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민 생활에서 어려운 것은 자신이 살고있는 커뮤니티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찾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퀸즈는 그런 감정을 조금씩 만들어주는 동네였습니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산다는 점입니다.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피부색도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도 다릅니다. 하지만 누구도 특별히 눈에 띄지 않습니다.
모두가 어딘가에서 이곳으로 온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 이민 온 사람도 비교적 부담 없이 적응할 수 있습니다. 처음 미국에 와서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질 때, 이런 분위기는 생각보다 큰 위안이 됩니다.
주거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장점입니다. 뉴욕이라는 도시 자체가 워낙 비싼 곳이다 보니 조금만 집을 알아봐도 한숨이 나오기 마련인데요.

퀸즈빌리지는 맨해튼이나 아스토리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같은 예산으로 조금 더 넓은 공간을 얻을 수 있고, 조용한 주거 환경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교통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지하철역이 바로 앞에 있는 동네는 아닙니다.
하지만 LIRR을 이용하면 맨해튼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주요 버스 노선도 잘 연결되어 있습니다. 차를 가진 사람이라면 롱아일랜드나 뉴저지로 이동하는 것도 편리합니다. 실제로 이 지역 주민들 중에는 자동차를 이용해 생활하는 비율이 꽤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한국 마켓에 가고 싶거나 한국 식당에서 식사하고 싶을 때는 플러싱에 가곤 했는데 요즘에는 로컬 한인 상권이 많아져서 그런 불편도 많잊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치안도 퀸즈가 아주 위험한 동네라고 말할 수준은 아니지만, 늦은 시간 혼자 걸을 때는 어느 정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맨해튼처럼 밝고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퀸즈빌리지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뉴욕의 치열함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으면서도 뉴욕의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곳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편안하고, 유명하지는 않지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동네입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나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우리 동네'라고 부르게 됩니다.


foxvalleydreamer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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