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건타운에 살면서 문화시설을 제대로 들여다본 건 생각보다 늦었다.
WVU 대학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박물관이나 갤러리 같은 곳은 별로 없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솔직히 대학 캠퍼스 주변만 맴돌다 보면 이 도시의 다른 면을 놓치기 쉬운 것 같다.
그런데 직접 찾아보니 생각보다 단단한 문화 인프라가 있었다. 작은 도시라고 문화가 빈약한 건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다. 오히려 대학이 있어서 문화 수준이 유지되는 측면도 있다. 이 도시의 진짜 매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있었다. 여우처럼 영리하게 탐색해보면 모건타운의 다른 면이 보이기 시작한다.
모건타운 역사 박물관(Morgantown History Museum)은 2000년에 설립되어 2006년 웨스트버지니아 데이에 현재 위치인 175 Kirk Street로 이전해 개관했다. 건물 자체가 1914년 완공된 전 모건타운 우체국 별관으로 1931년 확장된 역사적 구조물이다.
전시 내용이 흥미로운데, 유명 배우 Don Knotts가 모건타운 출신이라는 사실도 이 박물관에서 알게 됐다.
빈티지 인쇄 공방 재현, 지역 유리공예와 도자기 컬렉션 등 모건타운 지역의 사회와 문화, 상업 역사를 폭넓게 아우른다.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서 방문자들이 놀라는 경우가 많다. 이 박물관 하나만으로도 모건타운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크게 깊어진다.

Monongalia Arts Center는 1913년 지어진 역사적 우체국 건물에 자리 잡고 있는데, Beaux-Arts 클래식 양식이 눈에 띈다.
비영리 커뮤니티 예술 단체가 운영하며 갤러리 두 개와 소형 역사 극장이 있다. WVU Art Museum은 에반스데일 캠퍼스 Fine Arts Drive에 위치하며, 회화와 판화, 종이 작업, 도자와 점토 작품 등 4,000점 이상을 소장하고 있다. 교육과 연구 환경을 표방하는 미술관이라 전시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학생들뿐 아니라 일반 방문객에게도 열려 있다는 점이 특히 좋다. 입장 정책이 비교적 열린 편이라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두 곳은 반드시 방문해볼 것을 추천한다.
Metropolitan Theatre는 모건타운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역사 공연장이다. 웨스트버지니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극장으로 불리는 곳으로, 드라마와 댄스, 각종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시에서 운영하는 Ruby Amphitheater at Hazel Ruby McQuain Park도 야외 공연 공간으로 활용되며, Morgantown History Museum과 함께 시 문화 인프라의 한 축을 담당한다.
대학 도시라는 특성상 WVU 캠퍼스 안팎에서 연중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관심만 있으면 모건타운에서도 문화생활을 꽤 풍요롭게 보낼 수 있다. 이 도시가 가진 깊이가 처음 인상보다 훨씬 더 많다는 걸 직접 탐색해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WVU 대학 도시라는 라벨 뒤에 이렇게 다양한 문화 자원이 숨어 있다는 것, 모건타운의 진짜 매력 중 하나다. 자유롭게 탐구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모건타운의 또 다른 얼굴이다.
모건타운 역사 박물관은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며 입장료는 성인 기준 5달러다. WVU Art Museum은 캠퍼스 내에 있어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가볍게 하루를 문화적으로 채우고 싶다면 이 두 곳을 함께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가 된다. 모건타운의 문화는 크게 광고하지 않지만, 찾는 사람에게는 아낌없이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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