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스프링필드(Springfield)"라는 이름을 가진 도시가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무려 40개 주 이상에 걸쳐 50곳이 넘습니다. 심지어 The Simpsons에서도 가족이 사는 마을 이름이 '스프링필드'인데, 제작진이 일부러 어느 주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미국 어디에나 '스프링필드'가 있으니까, 모든 시청자가 "우리 주 스프링필드 얘기인가?"라고 느끼도록 설정한 거예요.
지도를 펼쳐보면 마치 "스프링필드"라는 이름만 따로 복제해 찍어놓은 듯한 느낌이에요.
일단 버지니아에도 스프링필드가 있고, 일리노이에도, 매사추세츠에도, 미주리에도, 오하이오에도, 켄터키에도 있습니다.
'Springfield'라는 단어 자체는 단순합니다. 'Spring(샘물, 용천)'과 'Field(들판, 벌판)'의 조합으로, 말 그대로 "샘이 솟는 들판"이란 뜻이에요. 미국 개척 시절, 이 표현은 아주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유럽에서 온 정착민들에게 강이나 우물보다 자연적으로 솟는 샘물이 있는 지역은 농사짓기 좋고, 마을 세우기도 적합했죠. 그래서 개척민들이 새로운 마을을 세울 때마다 "여긴 샘이 있는 들판이니까 스프링필드라고 하자!"라고 정한 겁니다.
특히 18~19세기에는 땅 이름을 멋지게 짓는 것보다, 기억하기 쉽고 익숙하게 들리는 이름이 중요했어요. 당시 대부분의 정착민들이 교육 수준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발음하기 쉽고 자연을 연상시키는 단어가 선호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그린필드(Greenfield)', '페어뷰(Fairview)', '리버턴(Riverton)' 같은 이름들도 같은 이유로 많죠. '스프링필드'는 그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이면서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이름이었습니다.
가장 오래된 스프링필드는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의 스프링필드입니다. 1636년, 영국인 청교도 윌리엄 핀천(William Pynchon)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고향인 영국 햄프셔주의 스프링필드 마을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게 시작이에요.
그러니까 미국에서 스프링필드가 이렇게 많은 이유는, 애초에 영국 이민자들이 "우리 고향 이름 그대로 부르자"라고 하며 퍼뜨린 셈이죠. 이후 서부로 확장하던 개척민들이 새로운 마을을 세울 때마다 익숙한 이름인 스프링필드를 붙였고 어느새 전국 곳곳에 퍼지게 된 겁니다.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는 특히 유명하죠. 링컨 대통령이 정치 활동을 시작하고 생을 보낸 도시라서 "스프링필드 = 링컨의 도시"로 불립니다. 덕분에 이 이름이 더 널리 퍼졌고, 이후 신문이나 서류에 '스프링필드'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하면서 다른 주에서도 "우리도 스프링필드로 하자"라는 식으로 유행처럼 번졌다고 해요.
실제로 19세기 중반 '스프링필드 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생 도시 이름으로 이 단어가 폭발적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름이 주는 느낌이 좋아요. 'Spring'은 생명력, 희망, 새로움을 상징하고, 'Field'는 평화롭고 넉넉한 공간을 의미하죠. 미국 사람들은 이 두 단어를 조합했을 때 나오는 청명한 울림을 좋아했습니다. "스프링필드"라고 하면 왠지 푸른 들판 위로 봄바람이 불고, 새소리가 들릴 것 같은 이름이잖아요. 마치 '모두가 살고 싶은 이상적인 마을'처럼 들리죠.
재미있는 건, 스프링필드가 많다 보니 각 주마다 자기네 스프링필드가 '진짜 스프링필드'라고 주장한다는 겁니다.
매사추세츠 쪽은 "우리가 원조다"라고 하고, 일리노이는 "우리가 링컨의 도시니까 진짜지"라고 맞받아치고, 미주리는 "우리가 인구 제일 많다"며 나름의 자부심을 갖고 있죠.
결국 스프링필드라는 이름은 단순히 흔한 지명이 아니라, 미국인들의 삶의 철학과 낙관적인 정서를 상징하는 단어가 됐습니다. 물이 솟는 들판, 풍요로운 땅, 새 출발의 모든 의미가 들어 있으니까요.
버지니아의 스프링필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워싱턴 근교의 교통 중심지로 성장했지만, 이름만큼은 여전히 '자연과 사람의 조화'를 느끼게 합니다.


슬라보부라보
독수리오년쨰






꼰대가르송 블로그입니다 | 
내년에 꼭 부자되자 | 
Fairfax Fox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