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부 앨라배마로 이사 오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제가 꼭 미리 귀띔해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벌레' 이야기여요.
한국에서는 평생 구경도 못 해본 낯 해충들이 여기서는 일상에서 아주 흔하게 출몰하거든요.
제일 먼저 조심하셔야 할 녀석은 바로 '불개미(Fire Ants)'여요. 앨라배마 전역 잔디밭에 아주 널리 퍼져 살고 있는데요, 마당에 흙더미 같은 게 솟아 있다면 백발백중 불개미집이여요.
무심코 밟거나 건드렸다가는 개미들이 떼로 몰려나와 물어뜯고 독을 쏘는데, 뜨끔한게 은근히 아프답니다. 보통은 며칠 가렵고 말지만, 간혹 알레르기 체질인 분들은 전신 쇼크(아나필락시스)가 올 수도 있어 아주 위험해요. 아이들이 마당에서 놀 때는 꼭 신발을 신기시고, 주기적으로 마당에 불개미 퇴치 약을 뿌려 관리해 주셔야 안심할 수 있어요.
두 번째는 남부의 악명 높은 '모기(Mosquitoes)'여요. 이곳은 날씨가 따뜻하고 습해서 일 년 내내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데, 특히 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정말 상상을 초월해요. 게다가 웨스트 나일이나 지카 바이러스 같은 무서운 전염병을 옮기기도 하거든요.
화분 받침대나 마당 구석에 물이 고여 있으면 모기들이 금방 알을 까니까 집 주변 물웅덩이는 바로바로 비워주셔야 해요. 야외 활동 하실 때는 꼭 디트(DEET) 성분이 들어간 기피제를 온 가족 몸에 꼼꼼히 뿌려주시는 것, 잊지 마셔요.
세 번째는 야외 활동의 복병, '진드기(Ticks)'여요. 주말에 숲이나 풀숲이 우거진 공원에 다녀오셨다면 온 가족 몸 구석구석을 이 잡듯 뒤져보셔야 해요. 진드기에게 물리면 라임병이나 록키산홍반열 같은 고열을 동반한 무서운 질환에 걸릴 수 있거든요. 특히 봄부터 가을까지 한창 활동하는 시기에는 야외에 갈 때 얇은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입혀서 피부 노출을 최대한 줄여주시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남부의 지독한 '알레르기 시즌'도 꼭 기억해 두셔요. 여긴 겨울이 짧아서 2월 초만 돼도 소나무, 참나무 꽃가루가 온 동네를 노랗게 뒤덮기 시작해요. 봄에는 나무 꽃가루, 여름엔 잔디, 가을엔 돼지풀 꽃가루가 번갈아 가며 기승을 부리거든요.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신 분들은 미리 병원에 가셔서 상비약을 넉넉히 타두시는 걸 추천해 드려요. 외출 후에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샤워하고 입었던 옷은 세탁기에 넣는 습관을 들이시면 한결 편안해지실 거여요.
이야기만 들으면 남부 생활이 조금 무섭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미리 알고 대비책만 세워두면 생각보다 금방 적응하고 쾌적하게 지내실 수 있어요. 너무 걱정 마시고 든든하게 준비하셔요!


Valley 84
배달왕김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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